반反원전 보도를 바라지 않는 도쿄전력, 간사이?西전력, 전사련 등의 ‘의향’은 두 회사를 통해 각 언론사에 전달되고 은연중에 위력을 발휘한다. 도쿄전력과 간사이전력은 겉으로는 인심이 후한 후원자와도 같은 ‘초우량 스폰서’인 체하지만, 반원전 보도 등으로 일단 심기를 거스르면 제공하기로 결정된 광고비를 일방적으로 올리는(삭감하는) 등 강력한 권력을 휘두르는 ‘숨은 얼굴’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광고비라는 탈을 쓴 협박’을 실행하는 것이 광고대행사의 일이었다.

일본 정부와 전력회사는 원전 건설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부터 3·11까지 그 기본자세를 충실히 유지하며 거액을 투자하여 프로파간다를 추진해온 것이다. 하지만 그 목적에는 두 가지 큰 문제가 있다. 하나는 원전이라는 시스템이 매우 불완전하여 지난 40년간 사고가 빈번히 발생한 것. 다른 하나는 일본이 세계 유수의 지진대국이라서 원전을 건설하기에 전혀 맞지 않는 지역이라는 사실이다.

오랫동안 왜 이런 시스템이 노출되지 않았을까? 가장 큰 이유는 본래라면 경종을 울려야 할 언론(신문, TV, 잡지 등)이 완전히 원전 추진 세력(원자력 무라)의 손아귀에 들어가 그들의 협조자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언론은 장기간에 걸쳐 거액의 ‘광고비’를 지급받음으로써 원자력 무라를 비판하지 못하게 되었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 프로파간다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

언론이 권력층과 한패가 되어 국민을 선동하는 바람에 일본을 멸망 위기에 처하게 한 사건이 태평양전쟁이다. 이것은 일본인이라면 역사적 사실로서 누구나 알고 있는 것이다. 전쟁이 끝난 후 언론은 그 반성을 발판으로 다시 출발했을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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