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납치 피해자들을 다루는 최면술사와 심리 치료사 들은 환각과 지각 기능 장애에 관해 진지하게 연구한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그들은 외계인 납치 이야기는 믿으면서도, 신, 악령, 성인, 천사, 요정과의 만남은 거부하는 것일까? 확신의 정도는 UFO 목격자들에게 지지 않을 텐데, 왜 믿어 주지 않는 것일까? 내면의 목소리로부터 저항할 수 없는 명령을 듣는 사람들은 또 어떤가? 깊은 감명을 준다고 해서 진실이라고 믿어도 되는 것일까?

내가 아는 한, 외계인 납치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그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분명한 물적 증거가 법정에 제출된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그렇지만 그러한 주장이 가진 감정적인 호소력은 분명하다. 인간이라는 포유동물은 본능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듣기만 해도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법이다. 그리고 우리는 악마 숭배의 의식이 존재한다고 믿는 만큼, 그 위험성을 경고하는 사람의 사회적 지위를 올리려고 한다.

그렇다면 보이지도 않고 물질로 되어 있지도 않고 날아다니며 뜨겁지도 않은 불을 뿜는 용이 있다는 것과 용이 아예 없다는 것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을까? 나의 주장을 논파할 방법도 없고 나의 주장을 반증할 만한 실험을 생각해 낼 수 없다면, 용이 존재한다는 내 주장이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내 가설을 무효화할 수 없다고 해서 내 가설을 참이라고 할 수는 없다. 이 두 주장은 완전히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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