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가 빠르게 향상된 아프간 아이들을 보며, 정착 지원에 공력을 들일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현대중공업부터 교육청, 구청, 경찰서, 다문화센터까지 긴밀한 협조 체계가 만들어졌다. 기관 간의 ‘행정 칸막이‘가 사라진 건 이례적이었다. 지역사회 우려가 큰 만큼, 공적 에너지가 단기간 압축적으로 모였다. "정부가 폭탄을 울산 동구에 휙 떨어트렸는데 모든 주체가 달려들어서 폭탄을 나누어 받아낸 것 같다." 이정숙 다문화센터장은 동료들과 이런 농담을 했다. 곧 다가올 미래를 울산은 좀더 빨리 경험한 셈이다. - P15

가장 큰 문제는 언어였다. 일단 말이 통해야 친구도 사귀고 정착도 앞당길 수있었다. 노옥희 교육감은 아이들의 한국어 교육을 집중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아프간 자녀들이 배정된 유·초·중·고 17개 학교마다 ‘특별반‘이 만들어진 배경이다. 학생들이 가장 많은 서부초에는 세 개 반이 생겼다. 별도의 한국어교사가 고용돼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직접 가르쳤다. 교육청의 의지가 없었다면불가능했을 일이다. - P17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될 때는 고정금리대출 금리가변동금리대출 금리보다 먼저 상승하므로, 그 시기에 대출을 받는 고객 대부분이 당장의 이자 부담이 작은 변동금리대출을 더 많이 선택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실제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는 시기에는(초기에는 고정금리대출 금리가 오르지만, 시간이 지나면 대출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변동금리대출의 금리가 오르면서)잔액 기준 예대금리차가 더욱 확대되는경향이 있다. 바꿔 말하면 금리 상승기에은행들의 수익성은 개선된다는 뜻이다. - P27

같은 소득대체율의 연금급여를 받기위해 이전 세대는 9%만 내던 보험료를2055년 이후 갑자기 29.8%로 세배 이상 올린다면, 그 시점의 ‘일하는 세대 (미래세대)‘ 역시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국민연금은 5년마다 미래 재정 상태를 살피는데, 5년 전인 2018년 예측 때보다 인구구조가 더 나빠졌다(따라서 미래세대가 2060년에 내야 할 보험료율도 26.8%에서 29.8%로 더 높아졌다). 물론 앞으로 한국 경제가 빠르게 성장한다면가입자들의 소득이 높아지므로, 국민연금공단은 같은 보험료율로도 더 많은 연금기금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고도성장기가 다시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보험료를 올려 연금기금의 고갈 시점을 최대한 늦출 수밖에 없다. 연금 개혁이 논의되는 이유다. - P29

챗지피티 등장 이후 이러한 표절 사례는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챗지피티 같은 작문 AI를 활용해콘텐츠를 만드는 이들은 ‘표절과는 다르다‘라고 주장한다. 새로운 문장을 AI로 생성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AI 기술을 동원해 문장의 유사성이라는 표절 기준을 피한다 해도, 결국 AI가 학습하는 데이터 역시 ‘온라인에 이미 존재하는 콘텐츠‘다.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역시 챗지피티에 대해 "첨단기술 표절 시스템(high-tech plagiarism system)"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AI가 ‘학습할 재료‘ 역시 상당 부분 훼손될 수밖에 없다. 노아AI 표절 사건은 이처럼 그동안 ‘광고 수익화‘를 기반으로 유지되던 콘텐츠 플랫폼에 대해 근본적 질문을 남기고 있다. - P39

통계와 데이터를 모두 같은 ‘위치‘에서 해석해 보도하면 그 통계와 데이터가 놓치는 부분이 보이지 않게 된다. 저널리즘 교과서를 보면, "저널리즘은 민주주의 공동체 사회의 유지와 발전을 위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들려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한다. 통계와 데이터가 보여주는 부분과 더불어 그 통계와데이터가 보여주지 않는 측면도 살펴야 한다. ‘서는 곳‘을 의도적으로 달리하면 보이는 부분이다. 해석하기에 앞서 대상의 크기와 방법론에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이는 그러한 보도를 읽는사람도 마찬가지다. - P44

그런데 언젠가부터 학교도서관정책이 ‘사서교사‘와 ‘사서‘를 구분 짓기 시작했다. 교원 신분이 아닌 교육공무직 사서들은 법적으로 수업권이 없다. 그러므로 이들은 학생들에게 독서 ‘지도‘를 하고 다른 교과목 교사들의 도서관 활용 수업을 ‘보조‘만 할 뿐 독서 ‘교육‘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메시지가 여러 방면에서 전달되었다. 교사의 영역을 침범하지 말고 도서관에서 ‘대출·반납·장서 점검·행정 업무‘ 정도만 하라는 것이다. 교육청 연수기회에도 차등이 생기고, 방학 중 근무도 제한되었다.  - P49

미국은 전쟁의 장기화를 막고, 러시아의 조기 종전을 압박하기 위해 유럽 우방들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제재를 단행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대통령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속전속결을 기대한 푸틴의 예상과 달리 전쟁이 길어지자 러시아 군의 피해도 막심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년간 러시아 군사상자가 약 20만명에 달해 우크라이나군 사상자의 두 배에 이른다. 전차만 해도 최소 1000대가량이 파괴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푸틴은 2월21일 우크라이나 전쟁 후 행한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 등 서방의 우크라이나 무기 공급을 맹비난하고, 전쟁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 P51

그와 별개로 이수만 없는 SM의 미래는 어떠할까. 미묘 평론가는 SM이곧 이수만이었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 "상대적으로 덜 민주적인 의사결정구조와 어떤 비전을 가진 사람의 조합에의해서 SM이 굴러갔고 그것이 케이팝산업을 선도하고 바꾸는 결과를 낳았다. 그 시대에 받아들여지기 어려운비전들을 내놓았는데 앞으로도 누구의 독재 없이 그런 행보가 가능할 것인가하는 질문이 남는다." 기대감도 있다. - P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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