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이 아버지들에 대한 니체의 표현들, "높은" "위풍당당한" "근엄한" "유능함" "존경" 같은 말은 니체의 마음속에 들어 있던 가부장적 권위에 대한 소망이 얼마나 컸는지 보여준다.

니체에게 더 큰 문제는 다음과 같은 물음이었다. 만일 신이 없다면, 만일 모든 것이 유한하다면, 만일 성령과 계시가 없다면 이 세상은 어떻게 될까? 종교적 환상을 빼고 나면 어떤 실제적인 것이 남을 것인가? 신을 통해서 모든 것이 의미와 목적을 얻게 되는데, 만일 신이 사라진다면 자연과 역사에서도 마찬가지로 모든 의미와 목적이 사라지고 만다.

<운명과 역사>로 돌아가면, 니체는 그 에세이에서 삶의 의미와 목적은 그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열정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답한다. 삶을 창조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삶을 상승시키려는 의지가 중요하다.

여기에 니체 정신의 본질적 성분이 드러나 있다. 니체 삶을 요약하는 한 단어가 있다면, 그것은 투쟁일 것이다. 아니, 투쟁보다는 전쟁일 것이다. 병약한 지식인 니체는 평생 홀로 전쟁을 벌였다. 그는 사유의 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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