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증에 관해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면 이야기가 끝나려면 멀었다는 점일 것이다. 수수께끼는 여전히 복잡하다. 본질을 밝히려는 시도는 계속 새로운 의문을 표면으로 끌어올린다. 전문가들이 설정한 경계선은 또 다시 움직일 수 있으며, 그래야 마땅하다.
자폐증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준 경우는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 모든 것이 자폐증을 하나의 실체로 인식한 사회의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었다.
실제로 "자폐증"이란 단어에 관련된 모든 갈등에도 불구하고 격렬한 논쟁을 밀고 나간 힘은 점차 사회를 변화시켰다. 자폐증을 가장 바람직한 방향으로 다루고자 노력했던 모든 사회는 그 복잡하고 종잡을 수 없는 현상을 사회와 조화시키려는 과정을 통해 ‘어딘가 다른 개인’의 존엄성을 역사상 어느 때보다 크게 인정하는 쪽으로 나아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