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조가 아버지의 원수 도겸을 공격하러 서주로 출병하여 연주의 방비가 허술한 상황이 되자 연주 동군에 주둔하고 있던 조조의 부하 진궁이 장막·장초 형제와 상의하여 여포를 연주목으로 영입했다. 여포는 이 기회를 붙잡았다. 그는 연주로 쳐들어가 194년 2월부터 195년 윤5월(음력의 윤달이 5월 다음에 오면 윤5월이라고 부른다)까지 약 1년 반 동안 그곳을 지배했다. 여포가 방랑 끝에 처음으로 지역 기반을 가지는 순간이었다.
조조는 적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는 아량을 가진 인물이었다. 조조 자신과 그의 할아버지, 아버지를 욕한 진림을 포용했을 정도다. 그러나 은혜를 저버리고 배신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가차 없이 보복했다. 이는 비단 감정 때문만이 아니라 딴마음을 먹을 수도 있는 부하들에 대한 경고이기도 했을 것이다.
여포가 동군을 침입하자 연주의 군현이 조조를 배반하고 여포에 붙었다는 기사가 사실이라면, 연주 군현의 지방관들은 조조를 ‘주군’으로 생각하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여포와 싸우며 여러 군현을 공략했고, 진류태수 장막을 내쫓고 가족들을 죽여버림으로써 조조는 반대 세력을 일소했다. 이로써 그는 연주를 확실히 장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