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최고봉은 자료의 수집과 분석을 통해 알려진 모르는 것과 알려지지 않은 모르는 것의 실체를 밝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미래를 아는 신통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잠재력이 AI의 최대 성과다.

이렇게 공식적인 ‘선제적 조치’의 도입이 군사전략과 외교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경제적인 문제와 시민사회의 활동으로 빠르게 흘러 들어가 공공의 안녕과 사회정책에 영향을 미칠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변화까지 의미했다.

선제는 다른 사람들의 미래를 확장된 잠금 상태로 유지하고 특정 인구가 자기 나름의 의제에 따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을 막아 궁극적으로 권한 강탈의 수단으로 작용한다.

표준화한 제품 라인의 대량생산에 의존하는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최대 역량으로 운영하는 경향이 있다. 기계에 막대한 돈이 들기 때문에 상각을 최적화하기 위해 기계의 가동이 중지되는 것을 막으려고 항상 노력한다. 지속적인 운영 체제를 확보하려는 경영진은 투입량이 부족해지거나 생산 흐름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추가 인력과 재고의 형태로 ‘대비책’을 갖춘다.

전통적인 테일러주의와 게임화의 연결 고리는 둘 다 노동력을 훈련하는 데 합리화한 과정을 이용한다는 것이다. 다만 전통적인 테일러주의에서는 노동자들이 경계하고 저항하거나 적어도 최소한의 노력만 기울이면서 그럭저럭 빠져나갈 수 있지만, 게임화는 합리화한 조작을 은폐하기 때문에 참여자가 게임을 그리고 나중에는 작업 과정을 완전히 익히기 위해 자신의 주체성을 동원했다고 느끼게 한다는 것이다.

비난의 대상을 지목하자면 서양 신학일 것이다. 적어도 ‘인류’가 지구에 행한 지배와 착취의 선봉에 서서 그것이 아담과 하와 그리고 그 후손들에게 허락된, 전지하신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주장한 것이 사실 아닌가? 인간은 자연의 주인이 아니라 복잡한 일부이며 문명의 작용은 모든 종이 기대어 살아가는 지구 및 그 위에 존재하는 무수한 주체와 끊임없이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믿는 동양의 종교와 철학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며 강한 포용의 정신을 유지한다. 하지만 실상은 위대한 아시아 문명도 길을 잃은 적이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타 주체에 대한 영향력이 역사의 후기까지 비교적 가볍긴 했지만, 지구 권역에 대한 찬탈과 착취는 아시아의 두 번째 부상과 함께 지난 반세기 동안 급증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우리 몸은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자율적 주체라기보다는 개방적인 소산 시스템이다. 인체는 생물권 전반에서 오는 (산소, 수소, 질소, 탄소, 칼슘, 인, 칼륨, 황, 나트륨, 염소 등) 화학원소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이는 반투막으로 싸여 있다. 그래서 우리 몸은 지구 원소를 수용하는 수많은 매개체 중 하나일 뿐이다.

지금은 분명히 눈에 띄지만 오랫동안 무시된 사실은, 모든 인간과 동료 생물체들의 내부가 이 행성에 생명이 가득할 수 있게 하는 생물군계·생태계·지구 권역의 연장일 뿐이라는 것이다. 각 생물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세포는 지구 시스템의 요소들이 통과하고 생명의 패턴을 지속할 수 있게 반투막으로 둘러싸인 개방적 시스템이다.

화이트헤드는 전자기장 이론이 "어떤 의미에서는 모든 것이 어디에나 항상 존재한다"고 제시하는 측면에서 "순전한 위치가 사물이 시공과 연관되는 기본 방식이라는 개념을 모조리 포기한다는 뜻"이 담긴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1926년에 펴낸 『과학과 현대 세계(Science and the Modern World)』에 쓰인 글이다. 1934년 무렵 맥스웰의 전자기장 이론의 존재론적 중요성에 대한 화이트헤드의 생각이 완전히 계발된 철학으로 무르익었고, 이 철학이 오늘날 우리가 생명을 시간적 패턴으로 이해하도록 이끌고 있다.

160년에 걸친 다윈주의 세계관의 군림이 모든 면에서, 적어도 부분적으로는 확장된 서사로 수정되고 있다는 사실이 점차 명백해지는 중이다. 그렇다고 해서 다윈의 모든 통찰력과 그의 이론을 수정하고 부가하고 증폭시키며 등장한 다양한 주장들이 다 폐기되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일부는 거짓으로 판명되고, 일부는 계속 통용되고 있다. 생명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훨씬 더 복잡한 이해가 새로운 발견과 함께 표면화되며 생체전기 암호의 해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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