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기억한다는 것은 이러한 물음들에 대한 응답까지도 포함하는것이다. 그것은 사라진 이들의 입장에서, 사라진 이들을 대신하여, 사라진이들과 함께 잘못을 바로잡는 행동에 나설 것을 우리에게 촉구한다. 누가그들에게서 삶을 빼앗았는지 책임을 묻지 않고서는 재난이 기억되고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국가와 사회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다면 사라진 이들의 희생에는 억울함 이상의 의미가 부여되기 어렵다. 이러한 의미에서 재난을 기억한다는 것은 사라진 이들과 관계를 맺고 잘못을바로잡기 위해 함께 행동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P3

그날 구호 활동에 나섰던 모두는 최선을 다했다. 적어도 구조 현장에서 지켜본 일선 경찰들의 통제, 소방의 구조 지휘와 통솔은 있는 조건하에서 최선을 다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구호 활동 뒤에는그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경찰, 소방 모두 한계를 넘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 그이상을 하려고 노력했다. - P13

경찰과 소방이 더 많이, 더 가까운거리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부족했던 소방과 구급대원의 손이 더 빨리 모일 수있었다면 더 많은 사람들이 일어날 수 있지 않았을까. 존재만으로도 통제와 질서유지 역할을 하는 경찰관이 배치돼 있었다면 참사 직후 진입이 더 빠르지 않았을까. 애초에 인파가 뒤섞이는 일 자체를 예방할 수 있지 않았을까. - P13

참사는 아직 끝난 게 아니다. 무엇보다 남겨진 유가족과 생존자, 현장을 목격하며 구조에 동참한 시민들의 충격이 여전히 남아 있다.  - P20

특히 이번 참사는 언론 보도보다 SNS영상을 통한 전파가 빨랐다. 각종 영상 기록으로 전해진 참사 현장의 모습은 현장에 없던 시민들에게도 큰 충격과 트라우마를 남겼다. 소셜미디어로 연결망이 강화된 까닭에 사회 전체가 집단 트라우마현상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P20

참사이후 <뉴욕타임스>가 던진 질문은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이제, 목격자들은 과학적으로 군중을 통제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도시가젊은 참석자들이 모이는 1년 중 가장 바쁜 밤, 어떻게 그렇게 비참하게 실패할 수있는지 묻고 있다."  - P25

2012년 발표된 힐즈버러 독립 패널조보고서는 이 참사에 대하여 팬들의 책임프은 없으며 사건의 주된 원인이 경찰의 통제 실패라고 재차 결론을 내렸다. 더구나사망자 중 41명은 좀 더 적절한 응급조치가 있었다면 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증인진술서 중 상당수가 경찰에 대한 부정적 언급을 없애기 위해 수정되었고, 경찰 및 해당 지역의 보수당 의원이 사실이 아닌 정보를 <더 선>을 포함한언론에 흘렸다고 밝혔다.  - P29

세월호 참사 때는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서 분노를 유발했다면 지금은 중앙집권적인 지침으로 애도를 유도하고있어서 반발심을 일으키고 있다. 교육청에 조기 게양을 하도록 공문이 내려오고극장들은 일방적으로 문을 닫아야 했다. 애도를 위해 국가가 할 일은 큰 틀을 갖춰주는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각자의 방식으로 애도할 수 있도록 존중해줘야 한다. - P33

국립중앙의료원 주영수 원장은 "일종의 마약 같은 효과"였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 공공병원에 수익을 안겨줬지만그동안 병원으로서의 기능이 크게 훼손되었다는 것이다. 정부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오로지 코로나19 진료만 남겨두니 다른 진료 과목의 의사들이 하나둘 공공병원을 떠났다.
특히 수술을 하는 외과계 전문의들의 유출이 두드러졌다. - P48

건강하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있다가 가끔 듣게 되는 의사의 경고가 귀에 거슬리는 것처럼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내고 있다는 착각 속에 빠져 살고 있는 한국 사회의 민낯을 들추며 불어대는 호루라기 소리 또한 듣기 좋은 아름다운 소리는 아니다.
그러나 공익신고자의 호루라기 소리에 귀를 닫아버릴 때 우리는 참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 직전 공익 신고가묵살된 것이 그저 ‘일개 경찰 담당자‘의 일탈이 아니라 공익 신고를 대하는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마음이 무겁다. - P54

룰라는 화려한 복귀에 성공했지만,
앞으로 훨씬 더 어려운 길을 가야 한다의회와 지방권력을 장악한 극우 포퓰리스트들과 싸우며 국민통합을 성사시키고브라질 경제의 성장을 위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 남아메리카 ‘핑크색 진보주의‘
의 미래가 그의 양어깨에 달려 있다. - P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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