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제20차 전대에서 공산당과중국의 역사에 남을 만한 업적을 세웠다.
덩샤오핑이 만든 집단지도체계는 마오쩌둥의 1인 장기 독재가 초래한 참사에 대한 반성적 성찰에 기반했다. 시진핑은 이전통을 산산조각 내면서 종신집권의 길을 열었다. 또한 이번 상무위에서 밀려난리커창 국무원 총리와 왕양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 주석은 비교적 시장 지향적이고 서방국가들에 덜 적대적인 인사들로 분류되어왔다. 이로써 시진핑의 슬로건인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진면모가 드러난다.  - P12

시진핑의 주의주의는 코로나19 방역에도 구현되었다. 지난해 중반 이후 전세계가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는 반면 중국에서는 여전히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행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수많은 도시들에서 봉쇄 조치가 단행되었다. 이는시진핑의 대표 정책 중 하나인 ‘제로 코로나‘ 조치 때문이다. 수천만 인민이 피해를입고 기업들이 연쇄 도산하는데도 공산당은 아랑곳하지 않는다. 이번 전대에서도 제로 코로나 정책을 크게 완화한다는방침은 나오지 않았다. 중국공산당과 최고지도자의 의지는 인민들이나 다른 나라뿐 아니라 코로나19 바이러스 같은 미물에게도 관철되어야 한다.  - P14

시진핑 이전의 중국 지도자들은 ‘도광양회(韜光養晦)‘를 강조해왔다. ‘중국의능력을 숨기고(韜光), 때를 기다리자晦)‘는 것이었다. 시진핑은 ‘기다리던 때가 왔다‘고 생각하며 이번 전대를 준비한듯하다. 지금까지의 중국과 앞으로의 중국은 아주 크게 다를 것이다. - P15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정당들은각자 ‘우리가 옳다‘고 주장한다. 그러나그 ‘옳음‘은 오로지 선거를 통해 승인된다. 시민들은 투표로 대통령이나 집권당을 선출하고 그들에게 일정 기간 통치를위임할 뿐이다. 반면 중국에서 공산당은선거와 상관없이 ‘옳은 것으로 전제된다.
문자 그대로, 선험적으로 ‘옳다‘. 중국공산당의 사상적 기반은 마르크스-레닌주의다.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공산당은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꿰뚫어 아는일종의 ‘현자‘ 집단으로 설정된다. 그들은
‘인민들의 진정한 이익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당사자들보다 훨씬 더 잘 안다.  - P18

윤석열 대통령은 윤석열 정부와 소송 중이다. 2020년 12월 검찰총장이던 때 받은정직 2개월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의 원고가 윤석열 대통령, 피고가 법무부 장관이다. 2021년 10월 1심에서 패소(원고 청구기각했을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즉각 항소했다. 1년이지났지만 2022년 10월 현재 2심은 변론준비기일을 거듭하며 본격 재판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다. 그사이 ‘원고 윤석열은 제20대 대통령이 됐다. - P24

서버 시설에 불이 나 사고가 생겼는데 왜 독과점 해체를 논할까? 정부의 문제의식은 단순히 ‘카카오의 문어발식 사업 확장이 너무 많은 영역에 피해를 입혔다‘는 데 있지 않다. 10월21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 온라인 플랫폼 시장의경쟁촉진 방안 추진‘이라는 보도자료를냈다. 카카오 사태의 원인을 "시장 내 경쟁 압력이 없는 독점 플랫폼이 혁신 노력과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것에 기인"
한다고 적었다. 공정위가 보기에, 데이터이중화가 원활하게 되지 않은 것은 관련법안이 없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필요를느끼지 못한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혁신노력‘을 한다. 서비스 안정성 역시 혁신에속한다. 이렇게 보면 이번 사고는 12년간의 독과점에 취해 서비스 안정성마저 무너진 결과다. - P31

지난 9월26일부터 닷새 동안 이곳(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산 37-1번지)에서는 선감학원사건 희생자 유해 매장 추정지 시굴조사가 이뤄졌다. 시굴에 앞서 김훈 작가가 추도사를 했다. "우리는 언제까지 ‘미안해‘
를 거듭하면서 살아가야 하는가. 과거의악과 화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가능하다면 오직 사실의 바탕 위에서만화해가 가능하다. (오늘 유해 발굴로) 많은 시신들이 확인돼 그 힘에 의해 화해의단초가 잡히기를 기원한다." - P32

이번 예방법 제19조 위헌제청은 중요한 기회다. 해당 조항의 위헌성을 따져보는 과정은 이 법을 통해 축적된 낙인의역사를 되짚고, 낙인찍힌 사람의 명예를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질병 자체와질병 낙인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줄여야예방과 치료를 가로막는 장벽을 부술 수있다. 감염 이후의 삶 역시 가치 있는 삶이라는 점을, 걱정 없이 편안한 삶을 누릴자격이 모두에게 있음을 공적으로 확인할 때, 낙인은 마침내 힘을 잃는다.  - P37

전술핵 재배치 문제가 마치 한국이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인 것처럼들리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미국이 크나큰 발언권을 갖게 될 것이다. 1960년대후반 당시 주한 미군에 배치된 전술핵무기와 그에 따른 지휘 및 통제 문제로 상당히 혼란스러웠던 상황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주한 미군이 보유하던 전술핵은 1991년 가을 조지 H. W. 대통령의결정에 따라 모두 철수됐다. 또 그해 12월31일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만일 전술핵이 다시 도입된다면 북한의 강력한 반응을 촉발할 것이다. 북한이 선제공격으로 맞받아칠 수있다. 북한이 러시아와 중국에 ‘북한에 핵무기를 배치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 P40

김 위원장의 관점에서 보면, 그가 한말은 맞다.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다시 끌어내려면 미국이 어느 정도 신축성을 보여야 한다. 협상에서 강자는 약자에게 그런 신축성을 보일 책임이 있다. 북한 최고인민회의가 핵 무력을 법제화한것은 기존 사실, 즉 북한이 핵 국가라는사실을 천명한 것이다. 북한은 지금껏 핵개발을 위해 엄청난 자원을 투입했고, 그런 노력의 결과 지금 완전한 핵무기 국가라는 것을 공표했다. 나는 2010년 북한영변 핵단지를 직접 목격했고, 이후 국무부 소속으로 두 번 더 북한을 방문한 적이 있다. 북한의 핵 능력은 실존한다. - P41

그의 견해에 동의한다. 현 단계에서북한의 핵 위협을 봉쇄할 수 있는 유일한방법은 미국이 현실을 직시하고 북한의핵 프로그램을 제한해 한반도를 더욱 안정시키기 위한 군축회담을 개최하도록노력하는 것이다. 미국도 어느 시점에선북한이 핵무기 국가라는 현실을 직면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나아가 미국은북핵 문제를 상시적으로 전담하는 특사를 둬서 군축 방안을 강구하고, 그 과정에서 한국 및 일본 등과 긴밀히 협력해야한다. - P42

영국에서 백린 성냥 생산이 완전히금지된 것은 1908년이었다. 매치 걸들의파업 이후로도 20년이 흐른 뒤였지.
하지만 애니 베트가 없었다면, 캐서린부스 등 구세군들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다윗 같은 노동자와 그들을 응원한시민들의 박수가 없었다면 백린이라는골리앗은 더욱 오랫동안 영국인들의곁에 남아 수많은 사람들의 턱뼈를분쇄하지 않았을까. 아빠는 27년 차 방송노동자이고, 너 역시 앞으로 노동자가 될거야. 우리 같은 노동자들의 희생을줄이고 나아가 없애기 위해 어떤 행동을해야 할까 함께 고민해보자꾸나.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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