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하자면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대부분의 정신질환이 정상적인 인간의 경험과 연속성을 가지며, 질환들 사이에 중첩되는 부분이 존재한다는 합의가 점차 이뤄지고 있다. 정신질환은 유전자와 환경, 인간과 사회가 복잡하게 상호작용한 산물이다.

질병의 개념은 모호할 수 있지만 형태학적으로 관찰 가능한 극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으로 이해할 때 역사적으로나 사회학적으로 가장 큰 타당성을 가진다. 암, 흑사병, 그리고 다양한 경화증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슬픔, 불안, 과도한 음주 또는 일부러 이틀 동안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는 행위를 꼭 병으로 볼 필요는 없다. 감정은 진공 상태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감정은 세상에 대한 판단이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세상과 교류하는 방식이다. 이는 그런 감정들이 불편하지 않다거나 특정 행동이 불편한 감정을 일으키므로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를 함축하지는 않는다.

좋든 싫든 의학과 정신의학 연구의 대부분은 제약회사로부터 지원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정신의학이 세상을 보는 관점과 치료 대상을 선택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준다. 1960년대에는 대부분의 대규모 임상실험은 미국 국립정신보건원NIMH: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의 지원을 받았다. 그러나 이제 연구의 70퍼센트가 기업이 주도하는 약물 치료 연구다.

과학자는 특정 치료법의 효능을 평가할 때 기대효과를 제거하도록 훈련받는다. 과학자는 대조군 연구에서 특정 치료의 결과가 위약 집단보다 유의미하게 높을 경우에만 해당 치료가 우울증에 효과가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우울증 치료의 진실은 어떤 치료법이든 간에 기대감과 믿음이 치료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이다.

비판적 사상가인 제임스는 자신의 비관주의가 자신을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를 통해 제임스는 ‘믿음’에 대해 상당히 실용적인 태도를 갖게 되었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믿을 수 있는 권리가 우리에게 없다고 주장했지만(예를 들어 2+2=5라고 믿을 수는 없다), 우리가 믿음을 선택할 수 있는 경험의 영역이 있다고 결론 내렸다. 제임스는 "사실에 기반을 둔 믿음은 사실을 창조할 수 있다."라는 점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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