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생리학자는 인간의 뇌가 우주에서 가장 복잡한 물리적 구조물이라고 말한다. 침팬지의 뇌도 인간의 뇌만큼이나 복잡하지만 그래도 이 말은 진실인 듯하다. 이렇게 복잡하게 구조화된 존재자는 무작위로 형성된 존재자가 아니며 따라서 진화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다. 상대적으로 단순한 구조와 행동은 진화하기 쉬우므로, 그 결과 독립적인 계통에서 수렴 진화할 가능성이 더 높다. 진화 가능한 매우 다양한 구조와 행동 중 많은 수가 지구에서 출현한 것은 사실이지만 엄청나게 복잡한 구조와 행동들이 진화할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점은 분명하다.

요약하자면 일부 인지과학자와 철학자들은 여전히 인간의 의식이 자연선택이 선호할 분명한 적응인지를 놓고 논쟁 중에 있다. 다른 행성에서 인간 수준의 지능과 의식이 진화할 가능성은 그것들이 분명한 적응 형질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있다. 미적분이나 작곡과 같이 현대 지능 체계의 상당 부분은 적응으로 보기 어렵다.

인간과 같은 지능을 가진 존재자가 진화할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인간은 만물의 척도’, 다시 말해 ‘모든 것이 우리를 향한다’라는 세계관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이와 같은 세계관에 도전한다. 나는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경이로 받아들이는 생물학자로, 인간 중심적이며 근시안적인 세계관 때문에 우리의 친족인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이 지구에서 멸종하지 않기를 바란다.

천문학자들은 반복적이고, 신뢰할 수 있고, 필연적인 자연법칙에 주목하는 데 반해, 생물학자들은 변덕이 많고, 확률적인 우연한 사건에 주목한다는 점이다. 생물학자들 중에서 스티븐 제이 굴드만큼 우연의 역할을 강조한 사람은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1989년에 나온 책인 《생명, 그 경이로움에 대하여 Wonderful Life》는 이런 관점이 두드러졌다.11 이 책은 복잡성을 연구하는 사람, 특히나 유기체, 사회, 역사에 적용되는 복잡성을 연구하는 사람에게는 하나의 분수령이 되었다

생명의 역사와 자연의 법칙에서 발견되는 패턴들은 과연 우리의 존재가 시작부터 예정되어 있었던 일임을 말해줄까, 아니면 우리가 우연한 사건의 무작위적 발생에 따른 결과임을 말해줄까?1 바꿔 말하면 우리의 존재는 필연necessity일까? 즉, 지금과 다를 수는 없었던 것일까? 아니면 우리의 존재는 우연contingency일까? 즉, 꼭 지금과 같은 모습일 필요는 없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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