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와 금리인상 등으로 경기가 불안정하다. 이어 경기후퇴도 우려된다. 경기가 나빠지면 경제적 취약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게 그간의경험이다. 그런데 추경호 경제부총리는 물가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며 임금인상 억제를 주문하고 있고, 취약계층 보호에 나서야 할 정부는 자기 허리띠를 졸라매겠다고 한다. 감세를 하면서 건전재정을 달성하고, 어떻게 지출을 줄일지는 밝히지 않으면서 (재정지출이 필요한) 민생은 챙기겠다고한다. ‘좋은 말 대잔치‘다. 좋은 말을 죄다 모아놓았는데, 어째 ‘미션 임파서블‘로 읽힌다. - P3
그러나 ‘인공지능이 의식/지각에 대해 말하는 것‘과 ‘인공지능이 의식/지각을 가진 것‘은 완전히 다르다. 람다가 르모인의 질문에 대해 ‘사람이라면 저렇게 반응할 거야‘라고느껴지는 답변을 내놓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특별한 일이 아니다. 람다는 사람들이 실제 세계에서 나누는 천문학적 규모의 ‘문답 데이터‘로 ‘머신러닝‘을 했기 때문이다. 어떤 질문을 받을 때 이에 대해 확률적으로 가장 가능성 높은답변을 학습한 데이터 가운데서 선택하고 조합해 내놓으면그만이다. 람다는 ‘의식, 지각, 감각, 감정, 나아가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철학적 탐구의 소재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확실한 사실은 아직 인공지능이 인간에 비해 터무니없을 정도로 ‘무식‘하며 이를 장차 극복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 P15
북한의 이중적 지위와 법 테두리의모호한 틈 사이에서 갈등이 생겼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가 당시 어떤 법률을 적용·검토했든 정치적 판단, 자의적 판단이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윤석열 정부의 법 위반 주장에도 반박이 뒤따른다. 현재 정치권과 법조계에서 논쟁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이유다. 국민의 힘과 민주당이 북송된 탈북 어민을 바라보는 시선은 시간이 지날수록선명하게 갈린다. - P27
당내 새로운 균열이 공식화된 건 7월8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6개월 당원권정지‘ 징계를 받은 이후다. 당을 수습하고 새로운 지도체제를 꾸리는 과정에서 이견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당헌·당규에 따르면, 당대표가 ‘궐위되거나 최고위원회의의 기능이 상실되는 등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릴 수 있다. 임시 전당대회를개최해 새로운 당대표를 선출하는 것도당대표가 ‘궐위된 상태여야 가능하다. 당대표가 ‘사고‘ 등으로 인하여 직무를 수행할 수 없을 때는 원내대표, 최고위원 중에서 직무를 대행한다. - P28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서로의 노력을 인정했기에 양국은 신뢰를 가질 수 있었다. 그런데 일본은 문재인 정부에 대해 사법부의 판단을 시정하라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되는 요구를 계속 해왔다. 평화헌법을 개정해 전수방위와 비핵 3원칙을 내던지려고 하고 있다.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는 한·일관계의 기초인민주주의와 평화의 가치를 앞으로는 어떻게 구현할지 일본에 물어야 한다. - P33
영업제한 조치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지난 2년간 특정 업종 자영업자들에게오롯이 전가되었다는 점은 부정하기 어려운 사실이다. 이들에 대한 정부 차원의지원은 대개 ‘이자가 저렴한 대출을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IMF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2020년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데 들인 재정·유동성 지원 규모는2020년 GDP의 약 16.5%다. 재정 지원은GDP 대비 6.4%, 유동성 지원은 GDP 대비 10.1% 수준이다. 한국은 그나마 돈을아낀 나라다. 전 세계 평균(재정 GDP 대비 18%, 유동성 GDP 대비 12%)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같은 시기 일본은 GDP의약 45%를, 독일은 43.1%를 투입했다. - P35
다만, 아직 이러한 기술들은 인간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할 뿐새로운 질문을 던지지 못하고 있다. 인간의 명령이나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제시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그 답이 가진 한계를극복하기 위한 본질적 질문은 하지 못한다. 금방 인간 기자를 대체할 것처럼 보였던 ‘로봇 저널리즘‘이 최근 들어 유행에서 멀어진 이유와 같다. 인간 기자는 사안에 대한 질문을 통해 보이지 않는 이면의진실을 찾아가지만, ‘로봇‘ 기자는 보이는 곳의 내용을 바탕으로만 작성하기 때문이다. - P37
노근리 사건은 한국전쟁 기간 벌어진가장 충격적인 민간인 학살 사건이다. 동맹국 미국 군인들이 주민들을 모아놓고발포해 200명 이상이 죽거나 다쳤다. 사건을 둘러싼 설은 여전히 분분하지만 분명한 것도 있다. 첫째, 교전은 없었다. 북한군과 전투하던 도중 발생한 피해가 아니다. 둘째, 오인 사격이 아니라 의도적발포였다. 미군은 주민을 포위한 채, 오로지 그들을 죽이기 위한 목적으로 총격을 가했다. - P38
저임금, 그마저도 삭감된 최저임금 속에서고위험을 부담하며 고통을 감내해온 그들에게 윤석열 정부는또 법과 원칙을 말하고 있다. 이미 너무 오래된 경제이론을 들이대며 ‘자유‘를 강조해온윤석열 대통령이 정말 알아야 할 것은 ‘모두‘의 자유를 실현해야하는 게 대통령과 정치인의 역할이라는 점이다. 이미 존재하는법과 원칙이 누군가에게 특히 약자들에게 목숨을 걸어야 하는고통을 가하고 있을 때, 그 고통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게 대통령의 소임이다. - P41
윤석열 정부에서는 검찰 출신이 요직에 배치되고 있다. 이카루스의 날개는 태양 가까이 다가가면 녹는다. 날개에 붙어 있던 깃털이 열기에 녹아서 검찰의 밑바닥이 드러나면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하시겠지. 길게 보려고 한다. 태양은 곧 정점 아닌가 담담하게 일몰을 준비할 거다. 검찰이 바뀔까? 바뀌어야 한다. 결국 바뀔 거다. 일제강점기 친일파들이 다들 ‘이렇게 갑자기독립이 찾아올 줄 몰랐다‘고 하지 않았던가. 10년, 20년이면 안 바뀌는 듯해도 수십년 뒤에는 바뀐다. 내 인생에서야 10년, 20년 힘들겠지만 역사에서 이 시간은 찰나다. - P45
노인 돌봄 과제를 말하면서 시설과인력에 대해 짚었지만, 사실 핵심은 돈이다. 요양원에 가든 슈피텍스 서비스를 이용하든 돈이 필요하다. 빈곤한 노인은 서비스의 효율성을 따질 선택권조차 없다. 노년기 재정 상황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것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일자리 (은퇴 연령), 다른 하나는 연금이다. 스위스에서도 이 둘을 현실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여러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 P48
BTS학술대회를 주최한 BTS 연구모임(ISBS)의 일원이다. "아시아인보이그룹에 대한 차별과 보이그룹 여성팬덤을 향한 멸시에 대항해 적극적으로투쟁해온 역사가 팬덤 내에 존재한다. 그러한 싸움의 결과, 방탄소년단과아미는 영어·백인남성 중심의 사회에 균열을 가져왔다." 일종의 ‘언더독‘ 정서가 케이팝 팬들을 진보적 정치성향으로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케이팝이 비주류, 소수자, 다양성정치와 연결되고 소비되는 현상은국내에선 낯설다. 국내 팬들도 자선활동과 봉사에 나서지만, 케이팝 가수와팬덤 모두 ‘비정치적‘일 것을 요구받는다. - P54
수학자인 그는 데이터 처리 과정은 과거를 코드화할 뿐 미래를 창조하지않는다고 강조한다. 어떤 이들은 편견에 사로잡힌 인간보다 인공지능(AI)이 더 낫다고, 편견 없이 정확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AI의근간인 데이터가 이미차별과 편견에 물들어있고 이를 확대 재생산한다는걸 알면 기술이 더 나은 미래가아님을 깨닫게 된다. 오닐의말처럼, "미래를 창조하려면도덕적 상상력이 필요"하고 "그런 능력은 오직 인간만이가지고 있다". - P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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