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유전자에 너무 바싹 묶여서 변화가 용인되지 않는 것인가? 아니면 길고 느슨하게 묶여서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는 것인가?
사회생물학자들은 이 끈이 짧고 바싹 조여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대표적인 예로, 남성과 여성은 서로 다르게 만들어져서 다른 성적 동기와 충동을 느낀다는 다윈진화론자들을 들 수 있다. 한편, 사회구성주의자들은 인류에게 단 하나의 확고한 성적 전략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들은 유전자와 문화를 묶는 끈이 길고 느슨하다고 말한다. 따라서 진화 과정을 통해 인간이 획득한 것은, 환경과 환경적 요구에 재빠르게 반응할 수 있도록 해주는 극도로 유연한 뇌뿐이라고 주장한다.

여성이 남성보다 공감을 잘한다거나 남성이 여성보다 적극적이라는 고정관념은 수 세기 동안 이어진 성역할과 책무에서 비롯된 것이다. 즉 여성은 이러저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가 반영된 것이지 실제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는 반영하지 않는다.

여성도 신체적 폭력, 전쟁 참여, 비열하고 잔인한 행위를 함에 있어 남성만큼 폭력적인 모습을 보인다. 남성들이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지지하고 독재자를 지지했던 것만큼이나 여성들도 그들을 지지하고 따르는 모습을 보였다. KKK의 침대보를 뒤집어쓴 것 같은 멍청한 유니폼을 대체 누가 만들었겠는가? 여성의 공감 능력과 협력 본능은 계급과 이념, 권력과 특권 앞에서 무너졌다. 마치 남성들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많은 분의 생각과 달리, 과학은 어려울 수는 있지만 복잡하지는 않다. 과학 자체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과학의 대상이 복잡한 거다. 과학자의 눈앞에서 시시각각 변화무쌍하게 펼쳐지는 온갖 복잡한 것들을, 이론의 틀을 가지고 단순하게 이해하는 것이 바로 과학의 정수다.

또 다른 오해의 예는 "아무리 구성이 단순한 시스템이어도 얼마든지 복잡한 현상을 만들어낼 수 있다."라는 카오스 이론의 결과를 그르게 해석해서 생긴다. 이 결과가 오해되어 "얼마든지 복잡한 현상이라도 우리는 항상 그 현상을 설명하는 몇 개의 변수로 이루어진 단순한 수식들을 찾아낼 수 있다."라고 주장하는 연구자를 본 적도 있다.

우리가 오컴의 면도날을 이론에 적용하는 까닭은 그것이 효과가 있다는 경험적 증거가 있기 때문이며, 그 원리가 어떻게 효력을 발휘하고 왜 효과가 있는지 보여주는 수학적 모형들도 있다. 단순성과 이론의 가치 사이에 관련성이 있음은 명확하며 입증 가능하다. 그리고 단순성은 다른 평가 기준들과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 나아가 오컴의 면도날을 비판하는 일부 사람들의 주장과 다르게, 우리가 단순성을 기준으로 사용한다고 해서 세계 자체가 단순하다는 믿음을 함축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낸 바에 따르면, 우리를 둘러싼 세계, 곧 경이로울 만큼 복잡한 세계를 설명할 때 좋은 이론일수록 으레 필요 이상으로 복잡하지 않다. 온갖 예측 불가능성이 내재해 있는 혼돈이론chaos theory조차도 비교적 단순한 수학 방정식들로 표현해낼 수 있다.

물론 이는 오컴의 면도날을 적용할 때 크게 신중해야 함을 뜻한다. 우리는 적합성 여부와 상관없이 단순한 이론에만 매달리는 경솔한 환원주의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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