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의 3차 집권(2012~2018) 이후 수사관에 대한 검찰의 통제권이 확대됐지만, 검찰 총장 및 관련 인사를 임명하는 권한은 푸틴에게있다. 사회적 분란과 전쟁이 일어날 경우, 빠르고 신속하게 직접 사법 제도를 이용해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 대통령궁입장에선 무엇보다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로써 검찰은 제정 러시아 시절 최초로 기관이 설립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최고 통치자의 눈‘이 된다. 중요한 법률사건의 경우 여전히 개입할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푸틴은 형사기관에 더 많은 권한을 부여해 통상적인범죄행위를 다루도록 했다. 2014년부터는 조세범죄의 경우 ‘약식수사 절차‘ 로 증거를 제시하지 않더라도 수사관이형사사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이 말은 곧수사관이 얼마든지 사건을 만들어내고 어떤 기업이든 기소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이 열렸음을 의미한다. 워싱턴 윌슨 센터에서 포메란츠가 설명한 것처럼 러시아 연방 정권은 적시에 매우 강력한 힘을 행사할 수 있지만평소에는 대체로 크게 힘을 쓰지 못한다. - P15
우크라이나와 몰도바의 철로 너비가유럽 연합의 철로 너비와 다르다는 점이 문제다. 유럽연합국가의 철로 너비는 1,435mm인데 반해 우크라이나 철로너비는 1,520mm다. 우크라이나에서 루마니아로 가는 우크라이나 화물열차는 루마니아로 넘어갈 때마다 멈춰 서서 짐을 옮겨 실어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이런 식으로 국경에서화물열차가 대기하는 시간은 5~12일이라고 한다. 게다가많은 철로가 30년간 이용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리가 필요하다. 루마니아 정부는 루마니아의 갈라치 항구와 몰도바의지우르쥴레스티 항구를 연결하는 약 4km의 철로 수리를 시작했다. 이 철로의 너비는 현재 1,520mm인데, 수리를 마치면 중간에 멈춰 설 필요 없이 직행으로 달려서 갈라치에 있는 항구에 도달할 수 있다. - P29
"미국의 석유 생산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은 (중략) 미국과 미 동맹국들이 국제적 제재와 공동의 노력으로 이란산 석유에 대한 수요를 일일 100만 배럴씩줄이고 다른 국가들이 받고 있는 에너지 부담을 최소화할수 있다는 의미"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셰일 오일이라는 풍요의 잔을 통해 미국이 ‘더 강력한수단‘을 지니게 됐다는 견해는 오바마 행정부 내내 지배적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 정부는 이 강점을 활용해 유럽 국가들에 러시아산 탄화수소연료 의존도를 감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 P33
값싼 석유의 시대가 끝났음을 인정한 석유 소비국들은에너지 절약 그리고 특히 원자력을 활용한 에너지 공급원우 다원화를 위한 담화와 조치를 확대했다. 1974년 국제에너큭 지기구(IEA)가 창설된 배경도 이와 맥락을 함께했다. 당시미국이 수립한 ‘세 가지 주축‘ 독트린은 향후 수십 년 동아] 구체화됐다. 이 독트린은 다음의 3가지 이유로 페르시아만석유 왕정들의 안보를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첫 번째 이유는 이 국가들이 보유한 막대한 석유 매장량이 미국과경쟁관계에 있는 강대국들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두 번째 이유는 미국 경제에 석유 공급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세 번째 이유는 미국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해서인데, 이 기업들로서는 유가가 일정 수준을 유치해야 오히려 이로운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 P38
부분적으로 사기업의 손에 놓인 보건의료 산업의 경제구조에서, 디지털 보건의료 스타트업은 늘 영향을 받는 쪽인 중소기업, 영세기업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실상혹독한 자유주의 정책에 시달려온 공공 서비스에 대해 우위를 점하고, 보건의료의 상품화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 이 디지털 보건의료 스타트업이다. 디지털의 몇몇 특성은 정부가장려하는 외래진료정책을 촉진하고, 병상 수 및 보건의료인력 감축을 정당화한다. - P43
사실상 디지털서비스법은 IT 공룡기업을 상대로 ‘맞춤형‘으로 구상됐다. 유럽연합 소속이든, 개별 회원국 소속이든, 협상가들은 언제나 페이스북이나 유튜브와 같은 거대금플랫폼 기업을 모델로 상정했다. 디지털서비스법은 모든 디범사업자가 자사 서버 내 불법 콘텐츠의 존재를지털서비스직접 관리하도록(즉 구체적으로 말해 모든 소통을 감시하도이록) 의무화함으로써, 이미 콘텐츠 자동인식 기술을 갖춘 공룡 기업의 어깨에 날개를 달아주는 격이 됐다. 결국 새 법은 대기업과 영세기업 간 권력과 자원의 비대칭을 더욱 강화할것이다. 애당초 디지털서비스법이 근절하기를 원했던 방향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 P48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이들의 반응도, 이같은 점진적 변화와 연관이 있다. 사회적 합의, 미디어 속를 표상, 정치적 수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통해 정치 스펙트럼 전체의 우경화를 위한 기반이 마련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우크라이나 전쟁 자체의 여파와 그것이 유럽 내 여론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 오래전 시작된 나토와의 통합과정을 마무리할 수 있게 도와준 것뿐이라고봐야 한다.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은 그들 스스로에게 중대한 결과를 안겨줄 뿐만 아니라 유럽, 나아가 전 세계의 국제관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적어도 현재로서는 나토 가입과 함께 북유럽식 진보적 국제주의가 막을내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 P58
모레나(MORENA) 정치교육연구소 라파엘 바라하스소장은 ‘엘 피스곤(El Fisgón, 염탐꾼)‘이라는 별명을 가지고있다. 유명 만화가이기도 한 그는 우리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누구에게 이런 전략을 배웠을까? 바로 신자유주의자들이다. 신자유주의 반혁명은 아주 효과적이었다. 그들은 어떻게 멕시코에서 발전에 성공했을까? 반발이없는 곳에서 전진을 했기 때문이다. 저항이 생겨나면 멈추고 다시 전진할 조건들을 마련했다. 우리에게는 전투를 하고, 그 전투를 우리만의 속도로 이어갈 의무와 권리가 있다. 정치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서두르면 모든 게 무너진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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