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조작 음모론은 이 단순한 사실을 확대해석하여 모든 미디어가 기업이나 정부의 악행을 덮기 위해 조작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서 암시하는 것은 ‘미디어’ 전체를 누군가가 장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유대인이 할리우드를 조종하고 있다.’는 식의 소문이 되어 사라지지 않고 떠돈다

배후조종자 음모론의 문제는 이처럼 공들인 암살 책략들이 역사의 흐름을 조종하는 수단으로서는 비효과적이며 그 결과를 예측하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만약 프랭클린 D. 루스벨트Franklin D. Roosevelt 대통령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미국이 세계 2차 대전에 참전할 명분을 얻기 위해 모른 척했다면, 왜 마지막 순간까지도 방어하지 않았을까?

그 학생이 관찰한 바가 옳다. 과음 문제는 (알코올 질환 연구에서 흔히 말하듯) 술 그 자체 때문만은 아니다. 술을 마시는 이유와도 관련이 있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나 종일 쌓인 피로를 털어내려고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은 좀처럼 중독이 되지 않는다. 문제성 음주 습관은 불안이나 우울을 억누르거나 감추려고 술을 마실 때, 슬픔이나 걱정을 달래려고 혼자 마실 때, 구속에서 벗어날 구실을 술에서 찾을 때 생긴다.

수년간 술독에 빠져서 지속적으로 폭음을 해 온 사람들은 두뇌의 물리적 변화로 이미 알코올 중독 상태로 진행되었을 터라 적당하게 마시는 법을 배우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음주가는 ? 폭음을 부추기는 환경에서 몇 년을 보내는 대학생들을 포함하여 ? 틀림없이 술을 줄이고 조절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영원한 알코올 중독자임을 인정하고 음주 습관을 통제하지 못하는 스스로를 책망하게 하는 AA 같은 프로그램을 제안한다면 문제가 해결되기보다는 가중될 공산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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