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공기나 물 같은 매체를 통해 귀에 전달되는 진동으로 정의된다. 우주는 진공 상태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진동할 분자가 없으며 당연히 소리도 존재하지 않는다. 미국항공우주국에서 녹음한 행성과 위성의 소리는 실제 ‘소리’가 아니다. 태양풍과 행성 자기권의 상호작용이 만들어낸 진동이 전기 신호로 변형된 후 증폭되어 스피커에서 소리가 되어 나온 것이다. (피타고라스의 ‘천체의 음악’을 연상시키는 대목이다.) 이 비논리적인 유사성을 어떻게든 사실일 것으로 밀어붙이는 행위는 좌종 치료법이 그저 요행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뒷받침할 뿐이다.

게이너는 심신의 통합이 과학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 것이라고 예견하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과학은 몸과 마음을 분리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마음이 뇌의 기능이라고 여길 뿐이다. 게이너는 의식이 비국소적이며 시공간적으로 무한한 궁극적인 존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과학이 보여주는 증거는 다르다. 과학에서 의식은 뇌세포가 죽으면 중단되는, 뇌세포 각각의 부수 현상이라고 여겨진다.

물론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우리가 어떻게 느끼고 행동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는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충분히 긍정적이지 않다는 점이 아니다. 그보다는 긍정심리학의 어리석은 약속을 무턱대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더 문제다.

지난 몇 년간 나는 긍정적인 사고라는 말을 지긋지긋하게 들었다. 물론 인생을 대하는 전반적인 태도로는 나쁘지 않지만, 그런 사고방식이 우리 인생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면 한심하게도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다. 캐럴 웨이드Carole Wade와 함께 심리학 입문 교재를 수년간 꾸준히 개정하다 보니, 긍정심리학의 이점을 주장하던 기존 연구가 새로운 연구 결과에 밀려 차츰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 교재 최신판에는 긍정심리학의 거대한 실체는 온데간데없고 희미한 그림자만 남았다고 해야 할 지경이다.

낙관주의의 장점을 살리려면 ‘회의적 낙관주의’가 필요하다. ‘난 정말 잘났어! 모든 게 잘될 거야!’를 굳이 날마다 스무 번씩 복창하겠다면 말리지는 않겠지만, 그걸로 얻을 수 있는 건 당신을 딱하다는 듯 바라보는 주위 사람의 시선이 전부다. 아무리 낙관주의자라도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서는 안 되며, 자기 앞가림은 제대로 해야 한다. 문제가 생기거나 나쁜 일이 벌어지면 팔짱만 끼고 있지 말고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요컨대 낙관주의는 행동으로 뒷받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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