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부가 잘못 판단한 제일 큰 이유는 미국이 중국의 국공내전에 직접적으로 참전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미국은 무기 등 엄청나게 많은 물자를 중국에 항공기 등으로 보냈지만, 지상군을 보내지는 않았다. 내전이었기 때문이고 장개석과 국민군에 대한 미국의 여론이 나빴던 것도 한 요인이었을 것이다.

6·25전쟁이란 말 속에서는 남북이 중심이 되고 있고, 세계 여러 나라와 미국, 중국이 전쟁에서 한 역할이 부각되지 않는다. 우리 국사책에도 그렇게 서술돼 있다. 전쟁의 전개 과정이나 성격이 6·25전쟁이라는 단어에는 충분히 담겨 있지 않다.

한국전쟁이라는 규정에는 세계 여러 나라가 한국에서 벌어진 전쟁에 참여했다는 점이 비교적 잘 드러나 있다. 또한 두 차례에 걸친 세계대전과 달리, 세계 여러 나라가 참전했는데도 전쟁은 한반도에서만 주로 진행돼 다른 나라에 있던 사람들은 전쟁의 피해를 보지 않고 한반도 주민 전체만 극심한 피해를 봤다는 특징도 잘 드러나 있다. 그러나 이 용어가 무언가 이질적인 느낌을 주는 것은 사실이다.

38선 자체가 우리로서는 대단히 기분 나쁘지만, 38선이 그어질 때부터 거기에는 국제적인 관계가 응축돼 있었다는 점에서도 단순히 내전으로 끝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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