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에게는 모든 하루가 다 똑같고 동일한 길이이다. 사람들에게 하루하루의 의미는 각기 다르다. 이 책은 아름다운 나머지 너무도 짧았던 날들을 회상하며 쓰였다. ut hora, Ora, sic dies nostri(우리의 날은 시간과 같다).

반면 숙련공의 유출은 한 나라의 쇠퇴에 일조하면서 동시에 쇠퇴의 징후이기도 했다. 예를 들어 많은 수의 유능한 수공업자를 잃은 이탈리아는 역동적이고 고도로 수용적인 사회에서 16세기와 17세기에 걸쳐 정체되고 보수적인 사회로 바뀌었다.

마침, 숙련 노동력을 수입하던 나라들은 새로운 형태의 기독교 신앙도 채택했는데 이 새로운 신앙에서 핵심적이라 할 수 있는 성서지상주의는 문자 해득을 장려함으로써 인적 자원의 질적 향상에 기여했다. 이것들과 다른 요인들이 결합하여 1550년부터 1650년 사이 유럽 경제력의 균형추가 이동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베사리온 추기경이 고국의 젊은이들에게 이탈리아로 가서 서방의 최신 기술을 배우라고 촉구한 지 두 세기가 지난 후, 기술 발달과 경제 발전의 지도적 위치는 영국과 네덜란드 그리고 야금술에 한해서는 스웨덴이 차지하게 되었다.

생산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의 상당 부분은 수요 측면에서 일어나고 있던 일, 즉 중간계급과 시계를 구입할 여유가 있는 부유한 사람들의 비율이 꾸준하게 증대하는 상황과 엮여 있었다. 수요와 공급 양 측면에서 발전이 결합하여 시계는 더 널리 유포되었다.1

초창기 시계의 역사에서 가장 놀라운 사건은 중세 수공업자들이 정확성에서 눈에 띄는 개선을 이뤄내지 못한 반면, 신기하고 매우 복잡한 운동 장치가 달린 시계를 만들어내는 데는 성공했다는 사실이다. 탈진기를 제어하는 더 좋은 방법을 찾아내는 것보다는 톱니바퀴에 또 다른 톱니바퀴를 추가하는 것이 더 쉬웠다. 한편으로 복잡한 운동 장치는 대중에게 큰 인기가 있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천체의 회합會合에 대한 올바른 지식은 인간사의 성공에 필수불가결하다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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