겹쳐진 그림들이 자주 나타나는 것은 처음 단계에서부터 내벽을 신성시했음을 증명한다. 첫 화가가 그린 그림을 그다음 화가가 지우지 않은 것이다. 첫 그림에 깃들어 있을 힘을 활용해 자기 고유의 것을 창조하고, 그들의 작품을 통해 본래의 힘을 더 강화하는 식이다
"샤머니즘은 인간이 자연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 그 자체라는 개념을 갖는다. 샤머니즘에서 정령은 살아 움직이는 자연의 모든 것이며 신적인 것이다. 이것들은 서로 다 관련되어 있고 상호 연결되어 있다. 샤먼 의식은 인간 집단과 돌, 동물, 그밖의 다른 모든 것들과 우주와 정령들이 하나되도록 하는 것이다."
땅과 물, 바람과 불의 신은 넷째 층에 산다. 사람마다 자기 안에 이 네 개의 신을 균형적으로 가지고 있다. 샤먼의 역할은 이 네 가지 요소의 균형이 깨졌을 때 다시 바로잡아 주는 것이다. 다섯째 층에는 사방위 신들이 산다. 이건 아까보다 훨씬 강력한 신들이다. 샤먼들이 사방위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새삼 다시 알게 되는 대목이다. 우주의 기본 원칙은 조화와 균형이다. 우리 각자에게도 높은 것과 낮은 것 간의 균형이 있다. 그것이 깨지면 반향을 일으키는데,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때 샤먼이 개입해야 한다.
이곳은 암각화가 많은 지역입니다. 그것들은 샤먼이 말할 수 없는 것을 책이나 판화로 써 놓은 법률과 같습니다. 나는 그것들을 만집니다. 그 옆에 머무릅니다. 그러면 암각화들은 나에게 말을 합니다. 세계의 창조에 대해 이야기해 줍니다. 그것은 샤먼의 교재입니다.
종교가 무엇이건, 신성한 장소들은 사실 단일한 방식으로 되어 있지 않다. 성당의 지성소(성가대가 있는 곳)는 ‘성체의 빵(hostie)’을 놓는 곳인데, 신자들에게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신의 현현이기도 했다. 제실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 준다는 파도바의 성 안토니우스를 기리는 곳이다. 아니면, 여러 화신들 중 동정녀 마리아에게, 또는 치료와 보호자로서의 덕을 갖춘 또 다른 성인에게 바쳐진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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