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다른 사람에게 무관심하기 때문에, 그런 사람들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우리를 위해 괴로워하거나 기뻐할 가능성이 있다고 느끼면, 그 사람은 마치 다른 우주에 속한다는 듯 시(詩)로 둘러싸이고 우리 삶은 감동적인 영역으로 변해, 우리는 그 영역에서 조금쯤 그 사람과 가까워진다.

음악이 그에게 준 기쁨, 그리고 머지않아 그의 마음속에서 진정한 욕구를 만들어 낼 기쁨은, 사실 그 순간에는 여러 향수를 실험할 때 느끼는 기쁨이거나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떤 세계,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형태가 없으며 우리 지성에서 벗어나기 때문에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오로지 우리 감각에 의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 세계와 접촉할 때 얻는 기쁨과도 흡사했다. 미술 애호가의 섬세한 눈으로도, 또 풍속 관찰자의 예리한 정신으로도 메마른 삶의 지울 수 없을 흔적을 영원히 간직한 스완으로서는, 인류에게 낯선 피조물, 논리적인 사고력을 빼앗긴 눈먼 거의 환상적인 유니콘처럼 오로지 청각으로만 세상을 지각하는 전설 속 피조물로 변신했다고 느끼는 것은, 일종의 ‘커다란’ 휴식이자 신비로운 쇄신이었다.

그는 밤에만 오데트의 집에 갔으므로, 그녀의 과거를 모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가 낮에 어떻게 보내는지 전혀 알 수 없었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일을 상상하게 해 주고, 알고 싶다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게 하는 기초 지식마저도 없었다. 그래서 그녀가 어떤 일을 할 수 있었는지, 그녀의 과거 생활이 어떠했는지도 물어보려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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