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념상 능력주의는 기회의 평등과 결합되는 일이 많다.  물론 능력주의가 기회의 평등을 보완하는 요소로  받아들여졌으며 초기에는 엘리트 계층을 다른 계층에게 개방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는 사회 이동을 촉진하기보다 억제하는 요소에 가깝다. 한때 사람들을 하찮은 주변부에서 미국의 상층부로 올려놓았던 수단들이 현재는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 중산층 가정은 부유한 가정처럼 정성스러운 교육을 감당할 여력이 없으며, 평범한 학교는 충분한 자원을 끌어모으지 못하고 열등한 교육을 제공하기 때문에 갈수록 엘리트 학교에 뒤처지는 추세다. 

마찬가지로 능력주의로 말미암아 직업은 엘리트 대학에서 특별한 교육을 받은 대졸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 결과 직업은 학교에서 형성된 불평등을 확대하고 심화한다. 실력과 성실한 직업의식만으로는 더 이상 좋은 일자리가 보장되지 않는다. 노동시장이 갈수록 특별한 교육과 값비싼 훈련을 받은 인력을 우대하는 추세로 변화하는 가운데 일류 대학 학위가 없는 중산층 근로 인력은 노동시장전반에서 차별을 받는다.
능력주의는 결과의 배제뿐 아니라 기회의 배제까지도 유발하며 능력주의식 가치관은 물질적 피해도 모자라 도덕적 모욕까지 안긴다. 능력주의는 중산층에게서 훌륭한 교육과 보람된 일자리 기회를 박탈하면서도 학교와 직장에서의 성과를 고결한 가치로 포장한다. 

게다가 능력주의는 엘리트 계층에 특혜를 부여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 이상 엘리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때 사회 전반에 공평하게 분배되었던 교육과 직업이 현재는 그 무게를 감당하기에 숫자가 너무 적은 엘리트 계층에 집중되어있다. 중산층에 타격을 입힌 바로 그 힘이 엘리트 계층에게도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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