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무기와 침도(針刀, 의술용)는 모두 반입될 수 없었고, 황상이 전(錢)과 비단을 요구하였으나 모두 얻지 못하였으며, 종이와 붓을 요청하였으나 역시 주지 않았다. 당시 날씨가 대단히 추웠는데 빈어와 공주들은 의복과 이불이 없었으니 울부짖는 소리가 밖에까지 들렸다. 유계술 등은 조서를 고쳐가지고 태자에게 감국(監國)하게 하고, 태자를 영접하여 궁궐로 들어왔다.
무릇 인주(人主)께서 중시할 것으로는 신뢰보다 더 큰 것이 없으니, 이미 이러한 조서가 내려졌다면 그를 지키는 것이 마땅히 견고해야 하고, 만약 다시 한 사람이라도 도륙한다면 사람마다 죽음을 두려워할 것입니다.
무릇 제왕(帝王)의 도리란 당연히 중후(重厚)함을 가지고 그들을 진정시켜야 하며, 공정(公正)함을 가지고 그들을 제어해야 하는 것이고, 자질구레하고 사소한 교활한 음모들의 경우에 있어서는 이쪽에 계기가 생기면 저쪽에 계기가 호응하게 되어 끝내 큰 공로를 이룰 수 없게 되니, 이른바 누에고치의 실을 잘 정리하려 하다가 오히려 더욱 헝클어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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