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우정은 인간들이 서로 형제임을 밝혀주는 힘이고, 형제로 만드는 힘이며, 모두가 자연스럽게 자유로운  존재라는 증거이다. 우정은 인간의 자유를 지켜줄 뿐만  아니라 인간이 서로 사회적 관계를 맺도록 허용하는  정당성도 부여해준다.
탐욕에 의해 복종을 자발적으로 선택한 개인은 고립된, 즉 파편화된 존재일 뿐이며, 인간들이 상호 관계를  통해 만들수 있는 공동체로부터 분리된 자이다. 각자의 개인적 가치를완전하게 존중하는 우정은 공동체를 구축하는 토대가 된다. 정치적 형태 이전에 이미  존재했던  우정이 파괴된다면, 그것은 인간에게 부여된  자연성이 파괴된 것과 다르지 않다. 바로 여기에서  폭군의  등장이 가능해지고, 복종을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기는 오류가 발생한다. 우정이 파괴된 자리에 폭군을정의하는 요소인 탐욕이 언제나 개입하는 법이다.
이런 이유로 복종한 인간에게는 자연에 의해 각자가 우정으로 서로 연계되어 있다는 것을 기억하는 것이 필요하다. 
- P153

이것이 민중의 복종에 내재된 신비이다. 라 보에시는 폭군의 등장은 민중이라는 존재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어떤 면에서는 민중이 폭군을 만든  장본인이라고 지적한다. 이 점에서 그는 민중에 대해 비판적 관점을 지니고 있다. 군주가 폭군이 되기 위해서는 다수의권한과 힘을 자신의 권한과 힘으로 몰수해야 한다. 달리 말해 폭군은 민중을 필요로 한다.  그런데 민중은 자발적으로 복종을 선택하는 자연적  성향을  띠고 있다. 폭군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근거인 것이다. 이런 면에서 폭정은  인민정부(gouvernement populaire)와 구분될 수 없다. 즉 민주주의와 폭정은 같은 공간에서 같은 기능을 지닐 수 있다.  -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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