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왕조(王潮) 형제만이 그의 어머니인 동(董)씨를 부축하며 험한 길로 군사들을 좇아갔는데, 왕서가 왕조 등을 불러서 이를 나무랐다. "군대에선 모두 법이 있으며, 아직 법이 없는 군대는 없었다. 너희가 나의 명령을 위반하였으니 죽이지 않는다면 이는 법이 없는 것이다."

주매는 전령자가 천자의 좌우에 있어서 끝내 제거할 수 없자, 소구(蕭?)에게 말하였다. "주상께서 파천(播遷)한 지 6년이고, 중원에 있는 장사(將士)들은 화살과 돌을 무릅쓰고, 백성들은 먹을 것을 제공하였는데, 싸우다 죽고 굶어 죽어서 열에 일고여덟이 줄고서 겨우 경성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천하는 바야흐로 거가(車駕)가 궁궐로 돌아오는 것을 기뻐하는데, 주상은 다시 근왕(勤王)한 공로를 바꾸어 칙사(?使)의 영광으로 삼아 대권(大權)을 위임하여 기강을 타락하게 하고 번진(藩鎭)을 시끄럽게 하여 화란(禍亂)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전령자는 스스로 천하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는 것을 알고 마침내 추밀사 양복공을 천거하여 좌신책(左神策)중위·관군용사(觀軍容使)99로 삼고 스스로 서천(西川)감군사로 제수하여 가서 진경선에게 의지하였다.

태상박사 은영손(殷盈孫)이 논의하였다. "이온은 도적 같은 신하의 압박을 받았으니 바로 죽음으로 절개를 지킬 수 없었던 것이 죄가 되었을 뿐입니다. 《예(禮, 예기)》에는 ‘공족(公族)의 죄가 대벽(大?)에 해당하게 되면 군주는 그를 위하여 소복을 입고 음악을 연주하지 않는다.’고 하였습니다.

지금 이온은 이미 주살되었으니 의당 폐위시켜 서인(庶人)으로 삼고, 있는 곳에서 그 머리를 장사 지내야 합니다. 그 괵(?)을 바치면서 축하하는 예라고 부르니, 청컨대 주매의 수급(首級)이 도착할 때를 기다려서 시행하십시오." 이를 좇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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