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묘호렌게쿄[南無地法蓮華經] 나무묘호렌게쿄, 나무모호렌게쿄!" 소위 일련종(日宗)의 삼대비법(三大法)의 하나를 외면서  왜중은  지나갔다. 그것 역시 기분 좋은 풍경은 아니었다. 환국이 자신은 불교 신자가 아니었지만 어릴 적부터 절과는 친숙해져 있었고 이번에는 더군따나 부친의 관음탱화를 보고 머릿속이 씻긴 듯 맑아 있었는데 진주거리에서, 그것도 재판소 앞에서, 죄수들이 지나간 자리에서 왜중을 만났다는 것이 기이했고 거부반응이 심하게 발동했다. 긴 작대기가 순식간에 나기나타로 변하며 벤케이에 의해 창시된 일련종 자체도 결코 조선인에게는 달가운 것이 아니 었다. 법화경에 의거한 것이지만 타종(他宗)에 대하여 가장 공격적이며 전투적인 일련은 이른바
국난내습을 외치면서 입정안국론을 주장했는데 후일 일련은 국수주의의 고리로서 정한론자 군국주의자들이 곧잘 치켜들고 나오는 역사적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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