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정월 정해일(27일)에 한림학사 노휴(盧?)가 말씀을 올렸다. "폐하께서 처음으로 대보(大寶)에 나아가셨는데, 의당 깊이 여원(黎元)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국가에 백성이 있는 것은 마치 초목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아서 마치 겨울과 가을에 북돋우고 물을 대주면 봄과 여름에 잘 자라서 번영하는 것과 같습니다.."

혹 어떤 경우에는 조세(租稅) 외에 또 다른 요역이 있는데, 조정에서 만약에 위무하여 살도록 하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실제로 살 방도가 없습니다. 빌건대 주현(州縣)에 칙령을 내리시어서 응당 내지 못하여 남은 세금을 징수하는 것을 모두 중지하고 잠사와 보리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고, 이어서 있는 곳에 의창(義倉)을 열어서 빨리 진휼(賑恤)하여 공급하십시오.

봄이 깊어진 다음에 채소 잎과 나무의 싹이 있게 될 것이고 뽕나무의 오디가 이어주니 점차 먹을 만한 것이 있게 될 것이지만, 지금 몇 달 동안이 더욱 군색하고 급하니, 이를 시행하는 것을 늦출 수 없습니다."

지금 그 명호(名號)를 비록 강등시킨다 하더라도 병사들의 숫자는 아직 그대로이니, 지군(支郡)으로 만들게 되면 양향(糧餉)이 공급하지 못하게 되고, 나누어 다른 번부(藩部)에 예속시키게 되면 사람들이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으니 혹은 옛날부터 내려온 악도(惡徒)들이 서로 도와주게 된다면 다시 창광(猖狂)한 짓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늙거나 어린 사람 300여 명을 형구(刑具)를 채워서 가두니 물의가 비등하여 도로에서는 탄식하는 소리가 있습니다. 어찌하여 이치에 통달하고 천명을 아시는 군주가 포학하고 밝지 못하다는 비방을 받으시겠습니까? 대개 편안하면서 위험한 일이 있을 것을 생각하지 않고 분노하면서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았던 연고로 말미암았습니다. 엎드려서 바라건대, 성스러운 염려를 조금 돌이키시어서 갇혀 있는 사람들을 관대하게 하여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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