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훈은 더욱 스스로 교만하여 매일 유연(遊宴)을 하니 주중(周重)이 간하였다. "옛날부터 교만하고 사치하며 일락하면 얻었다가 다시 잃게 되고 이루었다가 다시 패배하는 일이 많습니다. 하물며 아직 얻지도 못하고 성공하지도 않았는데, 이런 일을 하는 사람이겠습니까?"
방훈은 마침내 무리들을 모아놓고 겉으로 선언하였다. "나 방훈은 처음에 나라의 은혜를 입기 바라면서 신하로서의 절개를 모두 온전하게 하였는데, 오늘의 일은 앞에서 가졌던 뜻을 이미 어그러뜨렸다. 이로부터 나 방훈은 여러분 가운데 진정으로 반란할 사람과 더불어 마땅히 경내(境內)의 군사들을 쓸어버리고, 힘을 합치고 마음을 같이하여 패배한 것을 돌려서 공로를 이룰 뿐이다." 무리들은 모두 훌륭하다고 칭찬하였다.
최언증이 마침내 도우후(都虞候) 원밀(元密) 등에게 명령하여 군사 3천 명을 거느리고 방훈을 토벌하게 하고 방훈의 죄를 헤아리며 사졸들에게 명령하고 또 말하였다. "보통사람들을 도탄에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역시 장사(將士)들을 오염시켰다. 만약에 국가가 군사를 발동하여 주살하고 토벌하면 옥석(玉石)이 함께 타버릴 것이다." 또 말하였다. "무릇 저들의 친속은 걱정하고 의심할 것이 없으니 죄는 한 몸에 그치고 반드시 연좌시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