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管仲)이 말하기를, ‘사람들과 떨어져서 이를 듣는 것은 어리석은 것이며,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서 이를 듣는 것은 곧 성스러운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치란(治亂)의 근본은 다른 술법(術法)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을 따르게 하면 잘 다스려지고, 사람들을 어기면 어지러워집니다.
대저 재상을 부리시는 것은 마땅히 그에게 맡기고 그를 믿으며 그를 가깝게 하며 그를 예우하는 것이며, 일을 하면서 효과가 나지 않고, 나라에 공로가 없으면 곧 그를 한가로운 자리에 놓으시거나 그를 멀리 떨어진 군(郡)으로 내쫓는데, 이와 같이 한다면 자리에 있는 사람이 감히 엄하게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장차 나아가려는 사람도 감히 억지로 요구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폐하께서는 장차 찬시(簒弑)하는 것이 점점 물드는 것을 막으려면, 바른 자리에 머물고 바른 사람을 가까이 하며, 도거(刀鉅)를 잡은 천한 사람들은 멀리 하고, 뼈대 있는 곧은 사람을 가까이 하고, 보상(輔相)이 맡은 일을 오로지할 수 있게 하도록 하며, 모든 직책은 그 관직을 지킬 수 있어야 하는데, 어찌 가까이 총애를 받는 대여섯 사람으로 천하의 큰 정치를 총괄하게 할 수 있겠습니까!
"폐하께서는 어찌하여 어둡고 사악한 길을 막고 가까이 있는 버릇없는 신하를 물리치시고 침범하고 능욕하며 협박하는 마음을 통제하고 문호를 깨끗이 쓸고 닦는 일을 다시 하며, 그 마땅히 경계해야 하는 바를 경계하도록 하고 그 마땅히 걱정해야 하는 바를 걱정하도록 하지 않으십니까?
처사(處士)인 장고(張?)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상소하였다. "정신과 생각하는 것이 맑으면 혈(血)과 기(氣)가 조화롭고, 즐기고 바라는 것이 지나치면 질병과 괴로움이 일어납니다. 약은 아픈 곳을 공격하는 것이어서, 아픈 곳이 없으면 먹어서는 안 됩니다. 옛날에 손사막(孫思邈)이 한 말이 있습니다. ‘약(藥)의 형세란 한쪽만을 돕는 것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내장(內藏)의 기운을 고르게 하는 것이 아니니, 설령 병(病)이 들어 약을 쓰고자 하여도 오히려 반드시 매우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서민들도 오히려 이와 같은데 하물며 천자(天子)임에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