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와 육군을 검증할 때는 장쭤린 폭살 사건을 다각적으로 주시해야 한다. 그래야 이 무렵 중견 막료들이 육군 내부를 어떤 식으로 농단했는지, 그리고 그들이 장쭤린이나 장쉐량張學良과 같은 중국 군벌에 대해 얼마나 모멸적인 태도를 취했는지 등이 명확해진다. 게다가 이 사건에는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보인 억지스러운 태도,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이 정당화된다는 착오 등 훗날 쇼와 육군이 저지르는 잘못이 응축되어 있었다.
장쭤린 폭살 사건을 쇼와 육군이 범한 오류의 제1막이라 한다면 만주사변은 제2막이었다. 만주사변에서는 제1막에 포함되어 있던 ‘실패의 교훈’이 교묘하게 되살아난다.
대중국 정책을 그르친 쇼와 육군은 결국 해체의 길로 들어섰다. 쇼와 육군의 군인들은 20세기 초 중국이 처한 역사적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채 줄곧 억압자가 되었다. 이제 그것을 검증해야 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