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수렵 및 채집으로부터 출발하여 농업을 거쳐 문명으로 나아가는 경로가 일반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내륙 지역의 고고학에 근거한 추론이었다. 새로운 연구는 해안 환경 또한 대규모 정주 공동체를 뒷받침하고 복잡한 문명 활동을 촉진시켰을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 세계는 ‘광대한 바다에 둘러싸인 섬들(islands in a far sea)’이 아니라 ‘섬들로 구성된 바다(a sea of islands)’다. 실제 과거에 태평양 주민들은 광대한 바다를 이용하며 살았다.

광대한 대양 세계를 작게 분할한 것은 제국주의 세력이었다. 이들은 바다에 가상의 선을 그어 식민지 경계로 삼은 후 그야말로 좁은 세상에 사람들을 가두었다. 이제 여권이 없으면 과거처럼 자유롭게 항해하지 못한다. 이것이 현재 태평양 오세아니아 국가들에 부여된 운명처럼 보인다. 현대 문명은 장구한 기간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삶이 펼쳐지던 해상 공간을 완전히 텅 빈 무의미한 공간으로 변화시켜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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