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서 황상의 뜻이라고 하면서 백관들에게 일깨워 주었다. "요즈음 여러 관사(官司)에서 주문을 올리는 일이 번거롭고 많아졌으며 말하는 바가 대부분 참소하며 헐뜯는 것이니, 그러므로 장관과 재상에게 맡겨서 그것의 가부(可否)를 먼저 정하도록 하라."
형부상서 안진경(顔眞卿)이 상소하였다.
"낭관(郎官)과 어사(御史)는 폐하의 귀와 눈입니다. 지금 일을 논의하는 사람들로 하여금 먼저 재상에게 말하도록 하는데, 이것은 스스로 그 귀와 눈을 덮어 가리는 것입니다. 폐하께서 여러 신하들이 하는 참소를 걱정하신다면 어찌 그 말의 허실(虛實)을 헤아리지 않는 것입니까!

황상의 뜻이 아래로 미치지 않고 아래의 정황이 위로 통하지 못하여 어둡게 가려지고 우는 것인지 웃는 것인지를 알지 못하여 마침내 촉(蜀)으로 행차하시는 화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능이(陵夷, 점점 쇠퇴함)함이 오늘에 이르러서 그것이 따라서 온 것은 조금씩 물 든 것입니다. 대개 임금께서 꺼림이 없이 말하는 길을 크게 열어 놓아도 여러 신하들이 오히려 감히 모든 말을 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재상과 대신으로 하여금 이를 자르고 누르게 하면 폐하께서 보고 듣는 것이 단지 서너 명에 지나지 않을 뿐일 것입니다.

신라왕(新羅王) 김헌영(金憲英)이 사망하였는데, 아들 김건운(金乾運)이 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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