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궐 신체부(辛替否)가 상소하였다. "옛날부터 왕도를 잃고 나라를 깨뜨리며 집안을 망치는 사람은 입으로 말하는 것이 몸으로 만나는 것 같지 못하고 귀로 들어도 눈으로 보는 것 같지 못하니, 신이 청컨대 폐하께서 눈으로 본 것을 가지고서 말하게 해 주십시오."

애초에, 고려가 이미 멸망하자 그 별종인 대조영(大祚榮)이 거주지를 영주(營州, 요녕성 조양시)로 옮겼다. 이진충(李盡忠)이 반란을 일으키자 대조영은 말갈족 걸사바우(乞四北羽)와 더불어 무리를 모아 동쪽으로 달아나서 험준한 곳에서 막으며 스스로를 견고히 하였으며 이진충이 죽자 무후(武后)는 장군인 이해고(李楷固)로 하여금 그의 나머지 무리를 토벌하도록 하였다.

이해고는 걸사바우를 쳐서 그의 목을 베고 군사를 이끌고 천문령(天門嶺, 길림성 돈화시 서북)을 넘어서 대조영을 압박하였다. 대조영이 맞서 싸우자 이해고는 크게 패배하여 겨우 몸만 모면하였다. 대조영은 드디어 그의 무리를 인솔하고 동쪽으로 가서 동모산(東牟山, 길림성 돈화시 북부)을 점거하고 성을 쌓고서 그곳에 거주하였다.

대조영은 날래고 용맹하여 싸움을 잘하였고 고려와 말갈 사람들이 조금씩 그에게 귀부하였고, 땅이 사방으로 2천 리이고 가호가 10여 만이었으며 승병(勝兵)이 수만이었는데, 스스로 진국왕(振國王)이라 칭하고 돌굴에 붙었다. 이 당시에 해(奚)와 거란이 모두 배반하였고 도로가 막히고 끊어져서 무후는 토벌할 수 없었다.

진실로 충성스럽고 정직한 사람은 대부분 뜻을 거스르고 아첨하고 사악한 사람은 대부분 지시하는 것에 순종하는데, 거스르는 일이 쌓여서 미움을 만들고 순종하는 일이 쌓이면 사랑을 만들어내니, 이것이 가까이하는 사람과 멀리하는 사람으로 나누어지는 까닭입니다.

현명한 주군은 그렇지 않습니다. 거스르는 것을 아껴서 충성스럽고 어진 사람을 거두어들이고 순종하는 것을 미워하여 아첨하고 사악한 사람을 제거하니, 태종의 태평스러운 대업이 장차 어찌 멀어지겠습니까!

"무릇 법은 간결한 것을 귀하게 여기면 금지될 수 있고, 벌은 가볍게 처리하는 것을 귀하게 여기면 반드시 시행되는데, 폐하께서 바야흐로 지극한 은덕을 일으키고 높이시며 새로운 정치를 크게 펼치시니, 청컨대 자잘한 것들은 일체 없애고 작은 허물은 살피지 마십시오.

사소한 잘못을 살피지 않으면 번거롭게 가혹한 일이 없고 큰 죄를 새나가게 하지 않으면 간악한 일을 멈추게 하니 간결하게 하나 범하기 어렵고 관대하나 통제할 수 있으면 훌륭합니다."

황상은 이미 두회정 등을 죽이고 육상선을 불러 말하였다. "추운 때에야 소나무와 잣나무를 안다고 하였는데 믿을 만하구나!"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서 재능에 맞게 하고 정치를 하는 큰 근본은 그와 더불어 다스리는데, 이 길을 벗어나는 것은 없습니다. 예전의 인재 채용은 사람을 알아보는 식견이 없어서가 아니고 그것을 잃어서 빠지게 된 까닭은 인정에 따라서 천거한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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