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遼東)의 전쟁 때에는 거두어들이는 세금이 아주 여러 가지였고, 사자(使者)들은 길에 널려서 군과 현을 질책하니, 백성이 명령을 견뎌내지 못하였는데, 오직 귀향에 있는 촌락만큼은 동요되지 않고 있는 것과 없는 것을 서로 통하게 하여 그 힘을 다 없애지 않고도 찾는 것을 모두 주었다.
어떤 사람이 굴돌통에게 항복하도록 유세하자, 굴돌통이 울면서 말하였다. "나는 두 주군을 섬겨 오면서 은혜와 돌봄을 받은 것이 아주 두텁다. 다른 사람의 봉록을 먹고서 그가 어려운 것을 못 본 체하는 일은 나는 하지 않는다!" 매번 스스로 그의 목을 쓰다듬으면서 말하였다. "응당 국가를 위하여 칼을 한 번 받아야 한다!" 장수와 병사를 위로하고 격려하는데 일찍이 눈물을 흘리지 않은 적이 없었고, 다른 사람 또한 이것을 가지고서 그를 가슴 속에 품어 두었다.
이연이 불러서 그에게 물으니, 이세민이 말하였다. "지금 군사는 대의로써 움직이는 것이어서 나아가서 싸우면 이기고, 물러나 돌아오면 흩어집니다. 무리가 앞에서 흩어지면 적은 뒤에서 틈을 탈 것이어서 죽고 망하는 것이 며칠 없으니, 어찌 슬프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이연이 마침내 깨닫고 말하였다. "군대가 이미 출발하였는데, 어찌 하는가?" 이세민이 말하였다. "우군(右軍)은 엄하게 하여 아직 출발하지 않았고, 좌군은 비록 떠났으나 계산하여보면 또한 멀지 않으니, 청컨대 스스로 그 뒤를 쫓겠습니다." 이연이 웃으며 말하였다. "내가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이 모두 너에게 달려있으니, 다시 무엇을 말해야 할지를 알겠으며, 오직 네가 시행하라."
이세민은 마침내 이건성과 더불어 밤으로 좌군 뒤를 좇아가서 다시 돌아오게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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