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정말 그런 줄 여기고 혹 그 사자를 매질하면 망령된 말이라고 생각하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도적이 해내(海內)에 두루 퍼졌고 군현은 함락되어 없어졌으나, 황제는 그것을 모두 알지 못하였다. 양의신이 황하 북쪽에 있는 도적 수십만을 깨뜨려 항복시키고 상황을 나열하여 보고하자 황제가 탄식하며 말하였다. "나는 처음에 소식을 듣지 못하였는데 도적이 갑자기 이와 같아서 양의신이 항복시킨 도적이 어찌 이리 많은가!"
소위가 말하였다. "다른 날에는 도적이 장백산(長白山, 산동성 추평현 남부)을 점거하였지만 지금은 가까이 사수(?水, 하남성 형양현 서북 비수진)에 있습니다. 또 지난날에 있었던 조세와 전부(田賦) 그리고 부역하던 정남(丁男)은 지금 모두 어디에 있습니까! 어찌 그 사람들이 모두 변하여 도적이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근래 도적에 관한 주문(奏文)을 보건대, 모두 사실대로 하지 않아 드디어 지원하는 계책에서 빠뜨려 때에 맞추어 자르고 없애지 못하였습니다. 또 옛날에 안문(?門, 산서성 대현)에서 요동(遼東) 정벌을 그만 두는 것을 허락하시고 지금 다시 징발하니 도적이 무엇으로 잠잠해지겠습니까!" 황제는 기뻐하지 않고서 해산하였다.
이세민이 사이를 틈타 사람을 물리치고 이연에게 유세하였다. "지금 주상은 무도하고 백성은 곤궁하며 진양성(晉陽城, 산서성 태원시) 밖은 모두 전쟁터가 되었습니다. 대인(大人)께서 만약 작은 절개를 지키면 아래로는 노략질하는 도적이 있고 위로는 엄격한 형벌이 있어서 위태롭고 망하는 것은 몇 날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민심을 따르고 의로운 군사를 일으켜 재앙을 돌려 복으로 만드는 것만 못하니 이것은 하늘이 주는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