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가치 비타 악티바 : 개념사 8
박영균 지음 / 책세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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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균의 <노동가치>는 ‘노동가치론‘의 역사적 흐름을 개략적으로 잘 정리한 입문서다.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를 통해 종합된 노동가치론이 이전 경제학자, 특히 애덤 스미스와 리카도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요약하기에, 마르크스의 <잉여가치론>을 읽기 전, E.K. 헌트의 <경제사상사>를 읽기 전 큰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을 준다. 저자는 ‘지배노동가치설‘이라는 순환 논리에 빠진 애덤 스미스의 노동가치론과 ‘가치‘와 ‘가격‘과의 차이를 설명하는 데 실패한 리카도의 논리의 의의와 한계점을 명확히 짚어준다.

애덤 스미스는 유통의 영역에서 가치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보지 않았다. 그는 자연 가격이 생산비에 의해 결정되는 반면, 시장 가격은 수요와 공급의 힘에 의해 시장에서 형성되는 균형 가격을 기준으로 하여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때 균형 가격은 언제나 자연 가격에 준한다. 따라서 그가 보기에 가격을 결정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는 생산비이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애덤 스미스의 이론은 논리적 모순에 봉착하게 된다. 그에게 있어 생산비란 생산 가격이다. 그런데 이 생산비는 생산 가격으로 가치를 설명하기 때문에 동어 반복이 될 뿐만 아니라, 가격과 다른 의미에서의 가치의 관계를 제시하지 못하고 오히려 노동가치론을 포기하는 상황에 빠져버리기 때문이다. 애덤 스미스의 근본적인 오류는 가치와 생산 가격을 구별하지 못한 것이다. 이것을 정확히 구별한 사람이 마르크스다. _ 박영균, <노동가치> , p137/274

리카도는 투하노동가치설을 밀고 나간다. 그가 보기에 자본은 두 가지 상이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여러 번에 걸쳐 소모되는 고정 자본이고, 다른 하나는 한 번에 소모되는 임금으로 구성되어 있는 유동 자본이다. 따라서 한 상품의 가격은 고정 자본 + 유동 자본 + 이윤이다. 이때 이윤은 자본 간의 경쟁에 따른 평균 이윤율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정확히 말해서 평균 이윤이다... 리카도는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구성비에 따라 유동 자본의 비율이 높은 경우, 고정 자본과 유동 자본의 비율이 같을 경우, 고정 자본의 비율이 높은 경우를 나누고, 각각의 경우를 통해, 임금의 상승이 균형 가격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정 자본의 구성비가 높을수록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을 논증한다. _ 박영균, <노동가치> , p152/274

이에 반해, 마르크스는 ‘가치‘와 ‘교환가치‘를 구분하며, 화폐를 통한 교환 단계에서 실현되는 ‘교환가치‘와 노동으로 형성되는 ‘가치‘를 구분하며, 애덤 스미스와 리카도의 좌절을 극복해 나간다. 그리고, 이러한 모순과 역설로부터 자신만의 이론을 발전시켰음을 <자본>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논증은 <잉여가치론 1>리뷰에서 다루는 것으로 넘기고, 일단 이 정도만 챙겨두도록 하자...

마르크스는 가치와 교환가치를 구분했다. 그가 보기에 가치는 교환 관계와 관계없이 인간의 노동이라는 종 種적 특성에서 나오는 것이다.(p189)... 다양한 물품들이 교환될 수 있는 것은 노동 일반이라는 공통적인 성질 때문이다. 가치란 바로 이런 인간 노동 일반이며 가치량은 그런 인간 노동이 수행되는 시간, 즉 노동 시간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것은 교환 관계로 들어가기 전에는 결코 드러나지 않는다. 바로 여기에 혼란이 존재한다. 실제의 교환 관계에서 드러나는 것은 가치가 아니라 교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 구분은 정말 중요한데 왜냐하면 인간 노동 일반으로 추상화된 가치가 사회적 관계 아래서 결정될 때, 즉 교환가치가 될 때 그것은 더 이상 추상화된 노동 시간으로 환원되지 않기 때문이다.(p190)... 화폐는 개별 상품들의 가치를 표현하는 ‘유일한 등가 형태‘이다. 따라서 화폐는 개별 상품들이 지닌 가치를 규정하는 절대자이다. _ 박영균, <노동가치> , p195/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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