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 말하였다.
"폐하께서는 한 명의 범증(范增)이 있어도 기용하실 수 없을 것입니다." 상황이 또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네가 스스로를 범증에 비긴다면 나를 항우로 여기는 것이냐?" 조정이 말하였다.
"항우는 포의의 신분으로 까마귀 떼 같은 무리를 인솔하고 5년이 되어서 패업(?業)을 이루었습니다. 폐하께서는 부형(父兄)의 밑천을 의지하여서 겨우 여기에 이르렀으니, 신은 항우를 경시(輕視)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찍이 한 선비가 있었는데, 화사개의 질병을 물더니 마침 의사가 말하였다. "왕의 상한(傷寒)은 극도로 위중하므로 마땅히 황룡탕(黃龍湯)을 복용하여야 합니다." 화사개가 어려운 기색을 띄었다.
한 인사(人士)가 말하였다. "이 물건은 복용하기가 쉬우니 왕께서는 모름지기 의심하지 마시고, 청컨대 왕을 위하여 먼저 그것을 맛보겠습니다." 한 번 들고서 모두 마셔버렸다. 화사개는 그의 뜻에 감복하여 그것 때문에 억지로 복용하고 드디어 나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