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반도의 분단은 남북 국가간이나 국민, 이데올로기 사이의 대립이 아니라, 남북분단에 의해서 기득권을 얻은 세력과 분단으로 손해를 입고 있는 주민 간의 대립으로 보자고 주장하고 있다. 분단체제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국가나 주권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권으로서 본다는 점에서 아라사끼 씨의 생각과 통한다. 남북통일은 급격하게 실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 P33

87년 체제가 혼란에 빠진 중요한 이유로는, 하나는 경제 면에서 박정희 시대 이래 재벌 위주의 경제체제가 거의 통제불능 상태로 들어간 것이고, 또 하나는 한국 수구세력의 법적, 제도적 토대를 이루는 정전체에요. 정전체제라는 것은 국제적으로 공인된 국경이 없는 상황이죠. 그렇기 때문에 항상 안보불안이 실제로 존재하고, 그러다보니 이걸 악용해서 부당한 기득권을 지키고 키우려는 세력이 번창할 객관적인 토대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걸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일은 단순히 남북관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의 정치개혁이나 경제개혁, 시민사회의 건전한 발전에도 관건적인 요소입니다.  - P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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