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로운 업종은 어디서 왔는가. 누가 들여왔고 누구의 손에서 경영이 되는가. 일본에서 건너왔고 일본인 그들에 의해 주로 경영이 된다는 사실, 그 사실에 대한 적개심이나 거부의 감정을 쉽사리 지적할 수 있을 것이지만 한편 유교사상에 길들여진 조선 백성들의 잠재된 의식 속에는 예절과 검소 그 격조 높은 선비정신의 잔영이 있었을 것이요, 생락할 수 있는 데까지 생락하는 세련된 미의식, 수천 년 몸에 배고 마음 깊이 배어 있는 안목에서 본다면 서양 것은 요란해 뵈었을 것이고 일본 것은 저속하고 지졸해 보였을 것이다. 그러니까 서양 것 일본 것이 혼합된 그 같은 새로운 업종을 이용하고 거래하면서도 못마땅했을 것이며 보수파들은 더더구나 모멸하고 혐오하기도 했을 것이다.(p17/596)
- P17

가만히 생각해보십시오. 일본의 옷이나 색채는 상당히 그로테스크합니다. 특히 색채는 불투명하고 부피를 느끼지요. 감색, 검정, 갈색, 붉은빛 그런 것이 주조인데 기타 빛깔도 순수한 색채는 없지요. 옷 형태에 있어서도 율동이 없습니다. 그들의 옷의 신은 거의 고정돼 있지요. 겨우 좀 흔들리는 소매는 흔들리는 거지 율동은 아니거든요. 그들의 앞머리는 밀어붙여 뒷머리만 모아서 뒤꼭지 폭에 마게를 만드는데 맨들맨들한 앞머리는 불모의 산같이 역시 고정돼 있는 느낌입니다.(p246/596)
- P246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