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다운스는 「경제 이론으로 본 민주주의」에서 민주주의의 정당정치를 철저하게 경제학적으로 분석한다. 그의 모형 안에서 유권자들은 정보 비용의 최소화를 추구하고, 정당(정부)는 득표의 극대화를 목표로 하며, 각각 소비자와 공급자(기업)의 위치에 놓인다. 그리고 이들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한 불확실성(uncertainty)이라는 베일에 가려 있다. 자신들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경제학적 모형 안에서 사회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나 정치 이데올로기는 큰 의미가 없게 된다. 과연 이러한 경제학 모형으로 복잡한 정치 현실을 설명하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 이에 대해서는 책의 리뷰에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자...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내가 볼 때 그것이야말로 인간의 모든활동, 특히 경제활동을 좌우하는 기본적인 힘이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것이야말로 거의 모든 제도가 갖는 주요 기능이다. 각각의 제도들이 갖는 서로 다른 성격 역시 그런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가장 좋은 예는 화폐이다. 케인스John M. Keynes 등 경제학자들이 보여 주듯이, 화폐는 불확실성에 대한 하나의 대응으로, 현재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래를 묶는 연결 고리이다. 불확실성이 없는 확실한 세계를 가정해서 화폐를 연구하고 그렇게 해서 화폐의 본질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야말로 어리석은 일이다. 그런 시도는 우리를 해결할 수 없는 자가당착적 상황으로 이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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