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판문점 체제는, 미국이 한국전쟁에서 추구한  자유주의적 평화 기획이 귀결된 궁극적인 제도적  형태였다고 할 수 있다. 먼저 판문점 체제는 중국의  개입 이후 부과된 정치적 압력하에서 한국 문제의  궁극적인 정치적 해결을 유예시킨 군사 정전  체제였다. 그리고 판문점 체제는 미국과 이승만의  협상의 산물로서, 한미  군사동맹  체제  아래에서  경제발전의 모델을 전시하려는 아이젠하워 근대화 정책의 대표 사례였다. 좀 더 일반화 하자면,  판문점 체제는 칸트식 초국적 법치가 지향했던  보편적 영구 평화나 보편적 정의와는 거리가 먼,  특수한 상황에서의 안보, 특수한 동맹  체제하에서의 경제 발전이라는 매우 분명한 홉스적 기획의 산물임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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