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규칙 다시 쓰기 - 21세기를 위한 경제 정책 보고서
조지프 스티글리츠 지음, 김홍식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3월
평점 :
절판


우리의 핵심 논지는 간단하다. 미국 경제는 자연적인 경제학 법칙 때문에 균형을 잃은 것이 아니다. 오늘날의 불평등은 자본주의의 불가피한 진화가 초래한 결과가 아니다. 그와 달리, 우리를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은 경제를 지배하는 규칙들이다. 우리는 이 규칙들을 바꿀 수 있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Eugene Stiglitz, 1943 ~ )의 <경제 규칙 다시 쓰기 Rewriting The Rules Of The American Economy>의 주제는 이미 제목에 다 표현되어있다. 그렇다면, 현재 적용되고 있는 경제 규칙은 무엇일까? 이는 장바티스트 세(Jean-Baptiste Say, 1767~1832)의 유명한 법칙 ˝공급은 스스로의 수요를 창출한다. Supply creates its own demand˝로 표현되는 ‘공급 측면 경제학‘이라 할 것이다.

공급 측면 경제학은 규제 완화와 최고 소득자에 대한 세율 인하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정부의 사회 복지 사업과 공공 투자의 삭감을 초래했다. 그로 인한 결과는 이제 다 나와 있다. 최고 세율을 인하하고 갖가지 정부 규제를 폐지했지만, 그로 인한 혜택은 나머지 모든 사람들에게로 <흘러내리지 trickle down> 않았다. 그러한 정책들을 실행한 결과, 거대 기업과 최상위 부유층의 재산은 늘어났고, 경제적 불평등은 심화됐으며, 그 신봉자들이 장담하던 경제 성장은 일어나지 않았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이러한 공급 측면 경제학에 대해 저자는 낙수 효과(落水效果 trickle-down economics)는 없다고 단언한다. 세계화로 만들어진 세계 공급망(Global Supply Chain)을 통해 노동시장은 완전경쟁시장으로, 자본시장은 과점 및 독점 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임금의 하방 경직성은 깨지고 기업들의 독점력은 강화되었다. 바뀌어진 경제규칙은 공급자에게 유리했기에, 이들로부터 흘러나올 돈의 흐름을 막는 지적 소유유권과 같은 ‘제방‘이 만들어졌고, 이 제방 안으로 많은 돈들이 고이게 된다.

세계화와 기술의 작용으로 세계 시장의 상호 의존성이 더욱 심화되는 와중에, 노동 비용을 낮추려는 바닥을 향한 경주를 막아 줄 아무런 보호 장치도 없었다. 그로 인해 미국 경제에서 일자리는 크게 줄었고, 임금은 하락 압력을 받았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혁신을 두루 공유할 필요성과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유인이 서로 균형을 이루어야 한다. 이러한 균형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적 재산권 법규를 작성할 수 있지만, 우리의 지적 재산권 체제는 균형 감각을 상실했으며 그로 인해 아주 극적인 결과를 초래하기도 했다... 지적 재산권이 혁신에 미칠 긍정적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은 가능성에 머무르는 이야기지만, 지적 재산권이 지적 재산권 소유자들에게 지불되는 가격을 올리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그리고 지적 재산권 소유자는 혁신을 수행한 사람들이 아닐 때가 많다.) 그래서 지적 재산권은 사실상 소비자들로부터 그 소유자들에게로 돈을 재분배한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이와 같이 독점 자본들안에 축적된 현금들은 안정적인 자산에 이른바 ‘투자(投資 investment‘ 되면서 지속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게 된다. 반면, 이들을 소유한 기업들의 실적은 1년 단위 주주총회를 통해 평가되면서 지속적인 투자 대신 즉각적인 성과를 요구하면서, 세계화로 인해 완전경쟁시장이 되버린 노동 시장은 더 악화되고 중산층은 계속 붕괴되어왔다... 이상이 저자가 말한 현재의 경제 규칙의 모습이다. 그리고, <경제 규칙 다시 쓰기>에서는 이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증가한 부의 큰 부분은 고정 자산의 가치가 늘어난 것에 연유한다. 이것은 고정 자산의 생산적 가치가 증가해서 나타난 현상이 아니다. 가장 뚜렷하고 광범위한 사례는 대대적인 부동산 가치의 상승이다... 주주 제일주의 Shareholder primacy가 부상하도록 부추긴 것은 금융 시장의 행태와 보수적 경제학자들의 이론이었다. 그러나 주주 제일주의는 무엇보다 시장의 규칙을 바꾸는 일이었다. 구체적으로 증권법과 연방 소득세법과 같은 규칙들의 변경이 서로 결합되면서 기관 투자자들의 힘을 키워 주었고 고위 경영진의 보수를 단기적인 수익률에 연동시켰다._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 규칙 다시 쓰기> 中

신자유주의 시장의 문제점과 이의 해결 방안이 <경제 규칙 다시 쓰기> 안에 새롭게 제시된 것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토마스 피게티(Thomas Piketty, 1971 ~ )의 <21세기 자본><자본과 이데올로기> 등에서도 주장되는 글로벌 자본에 대한 과세, 상속세 강화 등을 통해 불평등을 완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많은 이가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규칙 다시 쓰기>의 다음 한 문장을 실천하는 것이 경제 규칙 전반을 이해하는 것보다 더 어려움을 실감하는 요즘이다...

우리를 지금의 상태에 이르게 한 것은 경제를 지배하는 규칙들이다. 우리는 이 규칙들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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