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판 아리랑을 읽으면서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우리 사회 문제의 기원을 발견하게 된다. 일제 시대. 이 시대가 우리에게 아픔인 것은 당시에 뿌려졌던 식민지 잔재가 오늘날 사회 곳곳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며, 때문에 눈을 돌려서는 안될 것임을 알려준다.

2021년 부동산 투기 문제로 온 나라가 시끄럽지만, 이미 1910년도 전후 이같은 문제가 있었음을 문학작품 안에서 본다. 역사의 기출문제를 풀지 않고 덮는다면, 다음에 같은 문제가 출제되었을 때 또 틀릴 수밖에 없다. 「아리랑」, 「태백산맥」, 「한강」으로 이어지는 3부작 속에서 우리가 지금 직면한 문제가 사실은 외면하고, 풀지 못했던 일들의 결과물임을 확인하게 된다...

김제 만경 들판의 논값이 득달같이 뛰어오른 것은  일본사람들이 돈을 사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논값은 갑자기 배로 치아 상답이 5원 정도였고,  평답은 4원 정도였다. 그건 조선사람들이 약삭빠르게 돌려부른 것이 아니었다. 바람잡이 고용인이나 거간꾼을 앞세운 일본사람들이 먼저 그런 가격을 놓고 사람들의 마음을 홀려냈던 것이다. 논마지기나 가진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논값이 느닷없이 배로 오른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이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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