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유럽 중심의 세계사관을 거부하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유라시아 대륙에서 유럽은 중국, 이슬람과 더불어 하나의 축에 지나지 않는다. 이러한 가정 위에 서술된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기존의 주류 세계사 책과는 분명 구분된다. 그렇지만, 보다 미시적 관점에서 본다면 한계도 분명해진다. 서구 중심의 세계사가 아닌 폭넓은 세계관을 담았다고 하는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지만, 지역사와 관련한 각국의 첨예하게 대립하는 역사문제까지 충분히 담기에는 부족함이 느껴진다. 본문에서 중국과 이슬람 문명은 유럽 중심주의의 자리를 나누어 가졌음을 우리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 뿐 아니라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아메리카 대륙의 역사에서도 같은 문제가 있을 개연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클라이브 폰팅의 세계사」는 유럽 중심의 사관에서 벗어나 다극화된 세계관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는 한층 진일보했지만, 인류 보편의 역사로서 세계사관이 담긴 책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반도는 이 시기에 접어들기 전까지 오랫동안 한나라를 비롯한 중국 북부 여타 국가들의 변경 지대에 해당했다. 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지배력은 시기별로 강도가 달라지다가, 한이 설치한 군현 내부에서 서서히 한반도의 지방 통치자들의 세력이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중국인들에게 의지해 자신의 지위를 유지해 나갔고,  대체로 혈연관계를 기반으로 통치했으며, (이 당시에  한반도의 사회들은 전반적으로 혈연을 기반으로  했다.)  통치 씨족의 권력은 먼저 형제간에 이양된 뒤 계승자가 더는 남아 있지 않을 때 다음 세대로 넘어갔다... 삼국 중에서도 고구려가 가장 막강했는데, 단지 중국의 영향력이 가장 가까이 미쳤기 때문이 아니라 북부의 만주 지방으로까지 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기 때문이다. - P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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