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의가 좋아하는 유튜브 인기스타 간니와 닌니가 등장하는 창작 동화. 아이들이 좋아하는 유튜브 크리에이터들이 동영상과 함께 책을 내는 것이 이제는 대세인 듯하다.  개인적으로 크리에이터들이 내는 책은 내용적으로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신의 콘텐츠를 책으로 소개하는 내용의 책으로, 자신의 콘텐츠와 책이 내용적으로 짝을 이루는 책이라면, 다른 하나는 동일한 캐릭터를 활용해서 다른 주제로 영역을 확장하는 내용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전자의 대표작이 <흔한 남매> 시리즈라면,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유튜브 스타들의 책을 통해 기대하는 바가 충족되었다고 한다면 그 책은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즐겁게 읽히고자 쓴 책을 정색하고 바라보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대체적으로 아동 도서는 연의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편이지만,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는 조금 진지하게 바라보게 된다. 그것은 책의 부제가 '명작 속으로 떠나는 판타지 동화 여행'이기 때문이다.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은 오랜 고전 동화의 이야기 속으로 간니와 닌니 자매가 들어가면서 주인공들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책이다. 때문에 간니와 닌니가 동화 세계로 들어가 등장인물들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구도의 글이라면, 어느 정도는 고전의 주제에 대한 재해석이 담겨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피터 팬>이라는 동화의 주제는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육체적으로 성장을 멈춘 네버랜드에서 부모와 떨어진 아이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정신적으로 성장하는. 웬디와 동생들은 이런 성장을 가지고 자신들의 세계로 돌아와 비로소 어른이 된다는 것이 피터 팬의 큰 줄기라 본다면, '성장'이라는 주제를 피터 팬과 떨어뜨릴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에서 명작의 주인공들을 등장시켰다면, 고전이 갖는 주제를 어떤 점에서 접점을 이룰 것인가를 고민했어야 하지 않았을까. 아쉽게도 이런 부분을 발견하기 어려웠다. 책에서는 이러한 고민 대신 간니와 닌니를 마법 세계 판타지아를 구할 영웅(Hero)로 설정했다. 이러한 설정이 어벤져스(Avengers)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친숙할 지는 모르겠지만, 고전에 대한 별다른 고민없이 '고전을 이용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슬라임, 와이파이, 유튜브 등 아이들에게는 친숙하지만, 고전의 인물들에게는 낯선 물건들을 이야기에 등장하는 것만으로 명작 동화를 현대적으로 해석했다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또한, 책 안의 몇몇 문장들은 글에 대한 고민이 별로 없었다는 인상을 남긴다.


 그 바람에 둘은 몸의 균형을 잃고 땅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커다란 나뭇잎 위였다. 간니와 닌니는 트램펄린에서 뛰놀던 실력으로 금세 자세를 잡고 안정적으로 착지했다.(p69) -> 하마터면 땅으로 떨어질 뻔했지만, 트램펄린을 좋아한 두 아이는 커다란 나뭇잎 위로 어렵지 않게 내려앉을 수 있었다. 


 별로 좋은 글솜씨는 아니지만, 위의 세 문장을 윗 문장처럼 바꾸면 어떨까. 개인적으로 다듬어지지 않은 문장으로 읽혀 글이 쉽게 넘어가지 않은 문장이었다. 또한, 아래 문장의 존재(存在)라는 단어는 적절치 않게 느껴졌다. 어린이 동화에서 존재라... 보다 쉽게 쓸 수도 있지 않을까. 부족한 솜씨로나마 고쳐본다.


 자매는 서로를 꼭 껴안았다. 낯선 이곳에서 서로의 존재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다.(p79) -> 간니와 닌니는 서로 꼭 끌어안으며 서로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이런 점에서 <간니닌니 마법의 도서관 : 1 피터 팬을 구하라!>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지만, 주제와 문장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책이다. 영상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고전을 소개한다는 의도는 매우 훌륭하고 충분히 멋진 시도임은 분명하지만, 조금은 더 깊은 고민이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진하게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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