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세계사 3 - 팍스 아메리카나의 후퇴와 약진하는 신흥 세계 르몽드 세계사 3
김계영 옮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 / 휴머니스트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이번 세 번째 책에서는 일극 체제를 이어온 팍스 아메리카나의 후퇴 이후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신흥 국가의 부상과 전 세계 민중의 자각 의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p6)

<르몽드 세계사 3>이 프랑스에서 출판된 것은 2012년이니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책에서는 208년 경제 위기로 인한 세계 질서 재편 과정에서 미국의 영향력 쇠퇴와 다극화된 시대의 도래를 예상했지만, 시간이 흘러 2020년의 관점에서 지난 역사를 돌아보면 그렇게 흘러오지 않았음을 확인하게 된다.

팍스 아메리카나가 조용하게 퇴장하는 대신,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움직임 속에서 2010년대 신흥대국들인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또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미국과 대립하고 있으며, 인도는 미국의 환태평양방위전략에 협력하면서 최근 중국과 군사충돌까지 빚고 있다. 브라질은 최근 중국과 경제갈등 관계에 있었으나, 다시 우호적인 분위기로 전환되는 모양새다. 또한, 아프리카의 맹주를 꿈꾸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경제적인 이유로 아프리카에 뿌리내리고 있는 중국과 협력 - 갈등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돌아보면, 2020년대는 쇠퇴하는 미국 패권이 다극화를 허용하지 않기 위해 중국과 군사적, 경제적으로 대립하는 모습으로 시작되는듯하다. 이 역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19세기 후반 영국 - 러시아의 그레이트 게임(Great Game)을 연상시키는 미 - 중의 군사적 대립과 긴밀한 경제 관계가 <르몽드 3>이후의 세계사 흐름으로 보인다. 아직은 다극화(多極化)이전의 시대임을 느끼게 된다.

여러 면에서 <르몽드 세계사 3>에서 말한 국제질서의 내용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렇지만, 책에서 지적한 근본적인 문제(소득 불균형, 마약 문제, 국제 금융 문제 등)는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중대한 문제의 출발점이기도 하며, 오늘날의 과제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르몽드 세계사 3>에서 지적한 문제의 본질을 바라보는 것은 여전히 유효하며, 책에서 보여주는 통찰은 지금도 값지다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