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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인종차별사 ㅣ 나남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297
토머스 F. 고셋 지음, 윤교찬.조애리 옮김 / 나남출판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인종차별주의와의 전쟁에서) 많은 의미 있는 승리가 있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종의 우월성이나 열등서에 대한 이런저런식의 케케묵은 주장이 더 이상 크게 지지받지 못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희망이 보이는 까닭은 인종적 불평등에 대항하는 지도자들이 예전보다 그리고 지금보다 더 헌신적이라는 사실이고, 더욱이 그 수가 더 많아졌다는 사실이다... 법 앞에서의 평등과 개인의 능력개발에 심각한 위협이 되는 인종차별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수세적인 입장에 처하게 되었다. 적절한 해결책이 시행되면 인종차별은 미국 내의 주요 문제에서 사소한 문제로 바뀔 수 있게 될 수 있을 것이다.(p628) <미국의 인종차별사> 中
토머스 F. 고셋(Thomas F. Gossett, 1916 ~ 2005)은 <미국의 인종차별사 RACE : Te History of an Idea in America>에서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의 기원을 16세기 대항해시대에 신대륙에서 백인과 인디언, 흑인의 만남에서 찾는다. 저자는 특히, 신대륙으로 넘어온 청교도들의 선민의식과 흑인 노예제도가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에 있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것으로 파악한다.
또한, <미국의 인종차별사>의 저자는 역사 속에서 인종차별이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와 함께 이에 대항하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주목한다. 우생학과 인종차별 진화론으로 백인 우월주의를 강조하는 주장은 과학이 발달하면서 점차 자리를 잃게 되었다는 것을 저자는 본문에서 보여준다. 이를 근거로 저자는 미래를 낙관했지만, 그 후의 역사는 그렇게 진행되지 않는다.(우리가 알고 있듯이) 개정판에서 저자는 자신이 내린 낙관적 전망에 대해 반성한다.
이 책의 결론은 너무 순진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 내게는 1963년 당시 인종차별이론이 완전히 물러난 것처럼 보였다. 이 책의 마지막 문장에서 미국 사회에서 인종은 주요 이슈에서 소수 이슈로 축소될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p23) - 개정판 머리말 -
최근 미국 미네소타 주의 미니애폴리스 시에서 있었던 백인 경찰관에 의한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시위가 격화되고 있다. 과학에 의해 백인우월주의가 허상임이 입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색인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한 현실임을 이번 사태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마치 전쟁을 연상케 할 정도로 심각한 현재의 미국의 모습을 보면서 머리의 이성과 가슴의 감성을 일치하는 것이 쉽지 않음을 생각하게 된다. 동시에, 이 문제를 먼 나라의 문제라고만 바라볼 수 없음도 함께 느낀다.
인종간 갈등 대신 지역간 갈등이, 그리고, 갈등의 기원이 생물학 대신 역사에 위치했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우리에게도 심각한 사회 문제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객관적인 생물학보다 주관적인 역사학에 문제의 기원이 있다는 사실은 폭력을 통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수면 아래 있다는 것은 치유가 더 어려워 보이기도 하다. 이런 면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가 인종문제보다 더 어려운 문제임을 새삼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