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이성비판 - 개정판 대우고전총서 5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 아카넷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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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순수 이성 비판‘을 통해서는 형이상학으로서 존재론이 불가능함이 밝혀진 것이라면, ‘실천 이성 비판‘을 통해서는 형이상학으로서 윤리학이 정초된다.(p42)

˝네가 너 자신의 인격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의 인격에서 인간(성)을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 대하고, 결코 한낱 수단으로서 대하지 않도록, 그렇게 행위하라.˝(GMS:IV, 429)

칸트는 기독교의 순수 이성(ratio pra)인 ‘신의 이성‘ 을 ‘인간의 선험적인 초월적 의식‘으로 대체한다. 필멸의 인간은 불멸의 신에 미치지 못하기에, 인간의 초월적 의식은 세계를 창조할 수도, 심지어는 완벽하게 인식할 수도 없다. 그렇지만, 칸트는 자신의 내면으로부터 주어지는 정언명령(定言命令, Categorical Imperative)에 귀기울이고 우공이산(愚公移山)의 마음으로 꾸준히 나아간다면,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희망할 수 있다는 복음(the gospel)을 전해준다.

인간은, 요컨대, 세계 인식에서 존재자의 존재를 규정하는 초월적 주관이자, 행위에서 선의 이념을 현실화해야 하는 도덕적 주체이고, 세계의 전체적인 합리성과 합목적성을 요청하고 희망하고 믿는 반성적 존재자이다. 이로써 칸트의 ‘이성 비판‘은 우리가 과학적 엄밀성을 가지고 발언할 수 있는 것은 인식의 세계, 즉 진리의 세계에 대해서뿐이지만, 그러나 인간에게 ‘가치 있는‘ 일은 논리적 사고 활동뿐만 아니라, 아니 오히려 그보다도 더, 도덕적 완전성, 그리고 인간의 이상이 마침내 실현된다는 희망 내지 확신을 가지고 역행(力行)하는 일임을 일깨워준다.(p331)

이러한 칸트의 철학은 내세(來歲)에 대한 믿음이 없는 이들에게도 우리 안의 도덕법칙이 하늘의 별과 더불어 아름다울 수 있음을 잘 보여준다. 그의 묘비명처럼.

그에 대해서 자주 그리고 계속해서 숙고하면 할수록, 점점 더 새롭고 점점 더 큰 경탄과 외경으로 마음을 채우는 두 가지 것이 있다. 그것은 내 위의 별이 빛나는 하늘과 내 안의 도덕법칙이다.(kpV, A288=V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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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 12:4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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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6 20:1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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