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 2 대우고전총서 20
임마누엘 칸트 지음, 백종현 옮김 / 아카넷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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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333) (B390) 초월적 변증학은 완전히 선험적으로 어떤 인식들의 순수 이성으로부터의 유래와 그 대상이 경험적으로는 전혀 주어질 수 없으므로 전적으로 순수 지성 능력 밖에 있는 추리된 개념들의 유래를 포함해야 할 것이다(p555) <순수 이성 비판 2> 中


  (A298) (B355) 여기에서 다루어지는 초월적 가상은 주관적 원칙들에 근거하고 있으면서도 그것들을 객관적인 것으로 슬쩍 바꿔치기 하는, 자연스럽고 불가피한 환상이니 말이다.(p527) <순수 이성 비판 2> 中


 <순수 이성 비판2 Kritik der reinen Vernuft 2>에서는 초월적 변증학과 초월적 방법론이 다루어진다. 여기에서 변증학은 '가상의 논리학'이며, 초월적 가상을 의미하는데, 칸트에 의하면 초월적 가상은 불가피한 것이다. 이는 가상이 '원리들의 능력'인 이성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이기 때문이며, 칸트는 <순수이성비판 2>에서 초월적 변증학을 통해 인간 이성에서 항상 제거될 필요가 있는 환상을 밝혀낸다.


 (A334) (B391) 무릇 모든 순수한 개념들 일반은 표상들의 종합적 통일과 상관하지만, 순수 이성의 개념들은 모든 조건들 일반의 무조건적인 종합적 통일에 상관한다. 따라서 모든 초월적 이념들은 세 부류로 나위는데, 그 가운데 첫째의 것은 사고하는 주관[주체]의 절대적(무조건적) 통일이고, 둘째의 것은 현상의 조건들의 계열의 절대적 통일이며, 셋째는 사고 일반의 모든 대상들의 조건의 절대적 통일을 내용으로 갖는다. 사고하는 주체는 영혼론[심리학]의 대상이고, 현상들의 총합(곧, 세계)은 우주론의 대상이며, 사고될 수 있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최상 조건을 함유하는 사물(곧, 존재자 중의 존재자)은 신학[신이론]의 대상이다.(p555) <순수 이성 비판 2> 中


 칸트는 초월적 변증학을 통해 영혼의 불사성, 자유의 자기원인, 신이라는 이념이 결국은 이성(원리들의 능력) 자신의 환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는데, 이는 우리의 인식이 결코 우리 자신의 경험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이다. 칸트는 이와 같이 초월적 변증론을 통해서 초월적 분석론에서 설명한 인간 인식의 한계를 다시 한 번 분명히 하지만, 동시에 다른 이성의 가능성도 열어 놓는다. 그것은 '자유'다.


  (A702)(B730) 무릇 모든 인간의 인식은 직관들로부터 시작하여, 거기서부터 개념들로 나가고, 이념들로써 끝맺는다. 비록 인간의 인식은 이 모든 세 요소들에 대해, 일견 모든 경험의 한계들을 거부하는 듯이 보이는 선험적인 인식원천들을 가진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완성된 비판은 모든 이성이 사변적 사용에서 이 요소들을 가지고 결코 가능한 경험의 분야를 넘어갈 수는 없다는 것을 확신토록 한다. 또 이 최상의 인식능력의 본래 사명은 통일의 모든 가능한 원리들을 따라 자연을 가장 내면적인 데까지 추구해 가되, 그것을 벗어나면 우리에게는 공허한 공간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경험의 한계를 결코 비월하지 않기 위해 그 모든 방법들과 원칙들을 사용할 뿐이라는 것을 확신토록 한다. 우리의 인식을 현실적 경험을 넘어서 확장할 수 있는 있는 모든 명제들에 대한 비판적 연구가 초월적 분석학에서 우리를 충분히 확신시켰는데, 그런 명제들은 결코 가능한 경험 이상의 어떤 것으로 이끌 수 없다.(p855) <순수 이성 비판 2> 中 


 칸트는 순수 이성의 이율배반에서 '자유의 원인성'에 대한 여지를 남기면서 이성에 자유를 부여하고, 인간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면서 기존의 기독교 질서에서 벗어난 계몽주의(啓蒙主義 enlightenment)로 가는 길을 열게 된다.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5 ~ BC 323)의 원인론에 기반한 스콜라(schola) 철학의 논리적 오류를 밝혀 이를 극복했다는 것에서 칸트 철학의 의의를 발견하게 된다. 


  (A450)(B478) 사람들은, 세계에서 사물들의 상태는 언제나 선행하는 것이므로, 세계에서 순차적인 계열은 단지 비교적인 시초를 가질 수 있을 뿐, 그러니까 세계 행정에서 계열의 절대적인 시초가 가능하지 않다는 오해에 매여서는 안 된다. (예컨대) 만약 내가 지금 완전히 자유롭게, 자연 원인들의 필연적인 어떠한 영향도 없이, 나의 의자에서 일어선다면, 시간상으로 볼 때 이 사건은 단지 선행하는 계열의 계속이지만, 이 사건에서 무한히 계속될 자연적 잇따름을 갖는 새로운 계열이 절대적으로 시작된다. 왜냐하면, [의자에서 일어서겠다는] 결심과 [일어서는] 행위는 순전한 자연 작용들의 연속 중에는 전혀 들어 있는 것이 아니며, 자연 작용들의 순전한 계속이 아니기 때문이다.(p660) <순수 이성 비판 2> 中 


 (A533)(B561) 자유라는 말은 우주론적 의미에서는 한 상태를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능력을 뜻한다. 자유의 원인성은 자연법칙에 따라서 다시금 그것을 시간상에서 규정한 다른 또 하나의 원인 아래에 종속하지 않는다.이런 의미에서의 자유는 순수한 초월적 이념으로서, 그것은 첫째로 경험에서 빌려온 것을 아무것도 함유하고 있지 않으며, 둘째로 그것의 대상은 어떠한 경험에서도 일정하게 주어질 수가 없다.(p724)... 실천적 의미에서 자유란 감성의 충동에 의한 강요로부터의 의사의 독립을 말한다. 왜냐하면, 의사는 정념적(감성의 운동인에 의해)으로 촉발되는 한에서는 감성적이고, 그것이 정념적으로 어쩔 수 없게 될 수 있을 적에는 동물적(動物的 意思)이라 일컬어지니 말이다. 인간의 의사는 感受的 意思이기는 하지만, 動物的이지는 않고, 自由롭다. 왜냐하면 감성이 그 활동을 필연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게는 감성적 충동에 의한 강요로부터 독립해서 자기로부터(스스로) 규정하는 능력이 내재해 있으니 말이다.(p725) <순수 이성 비판 2> 中 


 칸트는 초월적 변증론에 이어 초월적 방법론에서 자신이 제시한 진정한 형이상학을 세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설명한다. 순수 이성의 훈육, 규준, 건축술, 역사로 이어지는 칸트의 초월적 방법론을 통해 우리는 도덕에 기반한 형이상학의 새로운 길을 발견하게 된다.


 (A798)(B826) 이성이 이 최종 목적에 도달하건 못하건, 그것에 대해서 다른 모든 목적들은 단지 수단 가치만을 갖는다. 이 최고의 목적들은 이성의 자연본성에 따라, 어떤 보다 상위의 관심에 종속하지 않은 인간성의 관심이 통합되도록 촉진하기 위해, 다시금 통일성을 가져야만 할 것이다. 이성의 사변이 초월적 사용에서 마침내 귀착하는 궁극의도는 세 가지 대상, 곧 의지의 자유, 영혼의 불사성, 그리고 신의 현존에 관한 것이다. [첫째로,] 의지는 자유로울 수도 있다. 그렇다 해도, 이것은 우리 의욕의 예지적 원인에만 관계할 수 있다... 둘째로, 영혼의 정신적 자연본성이 통찰될 수 있다 해도, 그것에서 이생의 현상들에 대한 어떤 설명근거를 기대할 수도 없고, 미래 상태의 특수한 성질에 대해 기대할 수도 없다.(p928)... 셋째로, 최고 예지자의 현존이 설령 증명되어 있다 해도, 우리가 그로부터 세계설비와 질서에서 합목적적인 면을 일반적으로 이해는 하겠지만, 결코 그로부터 여느 특수한 시설과 질서를 도출할 권한이 없으며, 이런 것이 지각되지 않는 곳에서는 그런 것을 대담하게 추론할 권한이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 세 핵심 명제들이 우리의 앎에는 전혀 필요치 않으면서도 우리 이성에 의해 절실하게 추천되는 것이라면, 그것들의 중요성은 실로 본래 오로지 실천적인 것에 관계해야 하는 것이다. (p929) <순수 이성 비판 2> 中


 (A800)(B828) 자유에 의해 가능한 모든 것은 실천적이다. 우리의 자유로운 의사를 행사하는 조건들이 경험적이면, 이성은 그 때 규제적 사용 외에 다른 것은 가질 수 없으며, 오로지 경험적 법칙들의 통일을 이루는 데만 쓰일 수 있다. (p929) <순수 이성 비판 2> 中


  칸트는 기존 형이상학의 세 대상 중 영혼과 신에 대해 인식할 수 없음을 말하지만, 이들과는 달리 의지는 일정한 조건하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로부터 '실천적인 자유' 안에서 도덕 법칙을 찾아내서 자신의 도덕철학을 세우게 된다. <판단력 비판>의 주제이기도 한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라는 질문과 답을 통해 칸트는 우리가 윤리적으로 행위해야 하는 이유를 제시한다.


 (A805)(B833) 나의 이성의 모든 관심(즉 사변적 관심 및 실천적 관심)은 다음의 세 물음으로 통합된다. 1. 나는 무엇을 알 수 있는가? 2. 나는 무엇을 행해야만 하는가? 3. 나는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첫째 물음은 순전히 사변적이다. 우리는 이 물음에 대해 가능한 모든 답변들을 남김없이 파헤쳤으며, 마침내 이성이 충족할 수밖에 없고, 만약 이성이 실천적인 것을 주목하지 않는다면, 또한 만족할 이유도 갖게 되는 답변을 발견하였다.(p933)... 둘째 물음은 순전히 실천적이다. 이 물음은 실천적인 것으로서 순수이성에 속하기는 하나, 그럼에도 초월적이지는 않고 도덕적이다. 그러니까 그것은 우리 비판 그 자체에게 일거리일 수는 없다... 셋째 물음, 곧, '무릇 내가 행해야 할 것을 행한다면, 나는 그 때 무엇을 희망해도 좋은가?' 라는 물음은 실천적이면서 동시에 이론적이다. 그래서 실천적인 것은 단지 이론적인 물음의 답변을 위한 실마리로서, 만약 이 물음이 높이 올라가면, 사변적 물음에까지 이른다.(p934) <순수 이성 비판 2> 中 


 (A807)(B835) 도덕적 통일이 가능해야만 한다. 이성의 사변적 원리들에 따르는 체계적 자연통일이 증명될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무릇 이성은 자유 일반과 관련해서는 원인성을 갖지만 전체 자연과 관련해서는 원인성을 갖지 못하며, 도덕적 이성원리들은 자유로운 행위들을 산출할 수 있지만, 자연법칙들을 산출할 수는 없다.  (A808)(B836) 이에 따라 순수 이성의 원리들은 그 실천적, 특히 도덕적 사용에서 객관적 실재성을 갖는다.(p936) <순수 이성 비판 2> 中 


 칸트는 <순수 이성 비판 2>에서 이처럼 기존 형이상학의 세 대상(영혼, 우주, 신)에 대해 정립과 반정립을 사용한 초월적 변증론을 통해 기존 형이상학의 문제점을 밝히고, 초월적 방법론을 통해 자신이 제시한 형이상학의 체계를 '도덕철학'을 기반으로 세운다. <순수 이성 비판 2>의 전체적인 흐름은 위와 같이 흘러간다는 사실은 크게 정리할 수 있었지만, 이 안에 담긴 내용의 많은 부분을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철학자들의 주장과 비교하는 페이퍼나 리뷰를 통해 보완하기로 하고, 부족한 이번 리뷰는 이만 줄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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