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우주 - 비틀린 5차원 시공간과 여분 차원의 비밀을 찾아서 사이언스 클래식 11
리사 랜들 지음, 김연중.이민재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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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칭 세계에서 우리가 아는 입자들은 모두 초대칭 변환에 의해 상호 교환될 수 있는 '초대칭짝(superpartner)'을 갖는다. 초대칭 변환을 통해 페르미온은 보손 짝으로, 보손은 페르미온 짝으로 변환될 수 있다... 초대칭성 이론에서 페르미온은 모두 보손 짝으로 변환될 수 있고, 보손은 페르미온 짝으로 변환될 수 있다. 입자들의 이러한 성질을 이론적으로 기술한 것이 초대칭성이다.(p386) <숨겨진 우주> 中


 양자 역학적 효과로 인해 질량이 작은 힉스 입자는 존재하기 힘들지만 힉스 입자가 무거우면 표준 모형이 붕괴된다. 여분 차원 이론이 존재하기까지 초대칭성은 이 문제를 다루는 유일한 방법이다.(p408) <숨겨진 우주> 中


 리사 랜들(Lisa Randall, 1962 ~ )의 <숨겨진 우주 Warped Passages: Unraveling the Mysteries of the Universe's Hidden Dimensions>는 초대칭성을 포함한 표준모형(Standard Model)이 가진 한계를 말한다. 현실에서는 (여러 이유로) 깨진 상태로 존재하는 초대칭성은 현실적으로 입증되기 어렵기에, 저자는 <숨겨진 우주>에서 대신 '여분 차원'을 도입한다.


 끈 이론 모형 중 하나에서 약력 막과 중력 막이라는 2개의 막을 가지고 있는데 이들은 유한한 크기를 갖는 다섯 번째 차원의 경계를 이룬다. 벌크에 존재하는 에너지와 막에 존재하는 에너지가 시공간을 비튼다... 이 모형에서 다섯 번째 차원은 크지는 않지만 심하게 비틀려 있다. 중력의 세기는 물체가 다섯 번째 차원 어디에 있는가에 강하게 의존한다.(p601) <숨겨진 우주> 中


 우리 모형에서는 다섯 번째 차원의 한쪽 끝에 1개의 막이 있다. 이는 20장에서 내가 기술했던 2개의 막과 마찬가지로 반사성이 뛰어나다. 막에 충돌한 물체는 다시 튕겨지기 때문에 이 막에 충돌해도 에너지 손실은 없다.(p617)... 중력이 국소화되어 있는 경우 질량이 없는 KK 입자가 국소화된 중력자다. 이 KK 입자는 중력 막 가까이에 집중적으로 분포해 있다.(p631) <숨겨진 우주> 中


[그림] 숨겨진 우주(출처 : https://sciencebooks.tistory.com/588)


 <숨겨진 우주>의 모델에는 1개의 막(brane)이 등장한다. 차원을 구별하는 이 막 근처에는 중력자가 확률밀도함수(Probability Density Function)에 따라 밀집된 형태로 존재한다. 확률밀도함수의 모형은 결코 꼬리의 끝이 x축과 만나지 않기 때문에 중력자 역시 거리가 멀어질수록 밀도가 낮아지지만 결코 0이 되지는 않는다.


 국소화된 중력(localized gravity)은 전체 5차원 우주를 마치 4차원 중력의 작용을 받는 것처럼 행동하게 한다... 여러분은 이제 여분 차원이 작게 말려 있거나 시공간이 휘어 있거나 중력이 작은 역에 몰려 있어서 차원이 무한히 커도 보이지 않을 수 있음을 알고 있다. 차원들이 압축되어 있든 아니면 국소화되어 있든 시공간은 어느 곳에서나 4차원으로 보인다.(p641)... 다섯 번째 차원 어디에 있든 4차원 중력의 영향은 피할 수 없다는 RS2 모형의 결론이 답이다. 중력은 모든 곳서 4차원처럼 보이는데, 이는 중력자의 확률 함수가 실제로 0이 되지 않고 무한히 계속되기 때문이다.(p642) <숨겨진 우주> 中


 <숨겨진 우주>에서는 5차원이 말려있는 것으로 가정한다. 여기에 11차원의 M이론고 10차원의 초끈이론을 통합시키는 가정임을 고려해본다면, 이를 통해 <숨겨진 우주>가 의도하는 바를 짐작할 수 있다. M이론과 초끈이론이 주장하는 10차원, 11차원의 세계를 지향하되, 이를 우리가 체험하는 4차원(3개 공간차원 + 1개 시간차원)에서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지평을 확장하는 것이 저자의 의도다.


 11차원 중 하나의 차원이 아주 작은 원처럼 말려 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원형으로 말려 있는 차원을 감싸고 있는 2 막은 끈처럼 보일 것이다. 원래는 11차원 이론이 끈을 포함하지 않더라도 한 차원이 말려 있다면 11차원 초중력 이론이 끈을 포함하고 있는 것처럼 된다. 말려 있는 차원은 멀리서 그리고 낮은 에너지에서 보면 항상 원래 차원보다 낮아 보이고 그런 차원을 포함하고 있는 이론은 그 차원의 수가 하나 낮아 보인다.(p471)... 낮은 에너지에서 10차원 끈 이론은 11차원 초중력이론과 쌍대성을 이룬다. 10차원 이론의 막은 11차원 이론의 입자에 대응된다.(p474) <숨겨진 우주> 中


 <숨겨진 우주>에서는 이와 같이 말려져 있는 5차원의 공간에서 중력자들이 중력막 근처에 집중적으로 분포하고 있음을 말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이 5차원의 힘이 어떻게 우리의 4차원에 영향을 미치는 것일까?


 중력은 한 막에 갇혀 있지 않다. 막이 존재하더라도 중력은 막에서나 막을 벗어난 곳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 점이 무척 중요하다. 왜냐하면 오로지 중력이라는 수단뿐이지만, 어쨌든 막 세계가 벌크와 상호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력은 벌크로 뻗어 나가고 또 모든 것은 중력으로 상호 작용하기 때문에, 막 세계는 여분 차원과 연결된다. 막 세계는 고립된 섬이 아니라 막 세계들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더 큰 전체의 한 부분이다. 벌크에는 중력 이외의 다른 입자나 힘이 존재할 수 있다... 요약하면 막은 힘과 입자를 가두고 있는 차원이 낮은 표면이며, 그보다 높은 차원을 가진 공간의 경계이다.(p102) <숨겨진 우주> 中 


 <숨겨진 우주>에서  중력(gravity)은 차원을 넘나들 수 있는 힘이다. 차원과 차원은 중력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우리 역시 중력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그리고, 이로부터 차원을 연결할 정도로 큰 힘인 중력이 왜 우리에게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가도 유추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중력막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아는 것은 우리가 경험하는 공간이 4차원으로 보인다는 것뿐이다. 우주의 다른 영역도 모두 4차원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도가 지나친 일일 것이다.(p643)... 내가 국소적으로 국소화된 중력이 마음에 든 것은 그것이 명백하게 증명할 수 있는 대상에만 집중하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우리가 검증할 수 있는 한에서만 우주가 4차원이라고 말하며 우주 전체가 4차원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p650) <숨겨진 우주> 中


 저자는 <숨겨진 우주>에서 5차원의 힘 중력에 대한 가정을 바탕으로 우주의 차원을 한 단계 늘려간다. 랜들은 우주가 5차원이라고 단정하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경험하는 4차원보다 높은 차원인 5차원이 존재할 수 있다면, 5차원과 한 단계 높은 6차원 역시 존재할 수 있으며, 이러한 논의를 바탕으로 우리는 차원을 10차원이나 11차원에 이를때까지 확장시킬 수 있다. <숨겨진 우주>는 M이론의 귀납적 증명(induction)인 셈이다.


 <숨겨진 우주>는 독자들을 위해 이러한 결론에 이르기까지 고전역학과 양자역학, M이론, 초끈이론 등에 대해서도 상당한 페이지를 할애한다. 그렇지만, 많은 대중교양 과학서에 중복되는 위의 내용은 이번 리뷰에서는 옮기지 않았지만, 저자의 주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으로 알고 있어야 함은 물론일 것이다. 2005년에 출간되어 이제는 고전이 된 <숨겨진 우주>는 차원 확장에 대한 의미를 독자들에게 알려준다는 면에서 의의가 있는 책이라 여겨진다...


  광자 하나와 같은 충분히 단순한 양자 역학적 계가 있다면 그 에너지는 플랑크 상수 h와 진동수의 곱이 될 것이다. 그 경우 우리가 에너지를 측정하는 시간 간격과 에너지 오차의 곱은 항상 h보다 크다. 원하는 만큼 에너지를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지만 그와 맞물려서 훨씬 더 오랫동안 측정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유도한 불확정성 원리다.(p219) <숨겨진 우주> 中


 힉스(Higgs) 메커니즘이 없다면 기본 입자는 모두 질량이 없어야 한다. 질량을 가진 입자를 설명해야 하는 표준 모형에 힉스 메커니즘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이 표준 모형은 아마도 고에너지 상황에서는 무의미한 예측을 내놓게 될 것이다. 입자들은 질량을 가지고 있지만, 입자의 에너지가 커져서 문제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마치 질량이 없는 것처럼 행동할 수 있는 것이다.(p311) <숨겨진 우주> 中


 PS. 처음에는 goddamn particle 였다가 후에 The God Particle로 초대칭 신분상승을 한 힉스(Higgs)입자에 대해서는 조만간 정리해 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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