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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너무 몰랐다 - 해방, 제주4.3과 여순민중항쟁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저자는 제주 4.3과 여순 사건의 역사적 기원을 동아시아 30년 전쟁과 한국독립운동사를 넘어 1592년 임진왜란에서 찾으며, 이를 한국현대사의 사건이 아닌 세계사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 사건에 대한 온전한 이해는 오늘날 지소미아 문제 - 주한미군 방위분담금로 대표되는 한, 미, 일 관계를 바로 보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진다.
또한, 정치-경제는 결코 떼어놓을 수 없는 문제지만, 대중은 결코 이상적인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문제에 움직인다는 것을 이 책은 알려준다.
미군정은 미곡을 자유시장에 맡겨 버리는데 그것은 결국 쌀의 매점매석, 그리고 쌀값의 폭등을 야기시켰다. 그러자 미군정은 도시민에 대한 삭량배급을 명분으로 1946년 1월 25일 ˝미곡수집령˝을 공포하고 식량공출을 단행하는데, 결국 미곡 자유시장을 포기하고 과거 일제 강점기의 공출보다 더 잔인한 강제수거를 단행했다.(p293)
이 미군정이야말로 1946년 전국적인 10월봉기의 주요 원인이었으며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의 가장 근원적인 요인이다. 이것은 남로당의 정치적 공작과는 전혀 무관한 것이다. 남로당은 그러한 대중동원조직체계나 지지기반을 갖지 못했다. 민중에게 절실한 것응 오직 ˝쌀˝이지 공산이념이 아니었다.(p294)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은 하나의 사건으로 통관되어야 한다. 제주도민과 여순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킨 것이 아니라, 이승만이 그 궐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주 4.3과 여순민중항쟁이 없었더라면 이승만은 정권을 유지하지 못했다. 더 크게 말하면 그는 6.25전쟁의 최대 수혜자였다. 6.25전쟁이 없었더라면 이승만은 정권을 유지할 길이 없었고 오늘날까지도 태극기부대가 준동하는 우익친미기독교국가가 될 길이 없었다.(p304)